[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그야말로 용호상박이었다.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데 프랭스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을 가진 파리생제르맹(PSG)이 바이에른뮌헨에 5-4로 승리했다. 8일 뒤 뮌헨에서 열리는 2차전으로 결승 진출팀이 갈린다.
두 팀 모두 유럽에서 손꼽히는 측면 역량을 갖춘 팀인데, 이날은 그 놀라움이 더했다. 일단 공격 포인트만 봐도 PSG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2골, 데지레 두에가 2도움을 기록했다. 바이에른은 루이스 디아스와 마이클 올리세가 각각 1골을 기록했다.
골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개인 역량과 팀 플레이는 공격 포인트 이상이었다. 먼저 활약한 바이에른 윙어들은 디아스의 저돌성과 올리세의 기술이 조화를 이루면서 결국 디아스가 페널티킥을 따냈고, 해리 케인의 득점을 사실상 두 선수가 만들어 준 것과 다름 없었다.
PSG 쪽에서는 전문 윙어로서 알고도 못막는 패턴의 크바라츠헬리아, 미드필더 성향이 있어 활동폭이 넓은 두에가 각각 다른 스타일로 조화를 이룬다. 동점골 상황에서도 두에가 패스를 열어주고 크바라츠헬리아가 가볍게 한 명 돌파한 뒤 득점하면서 두 선수의 조화를 확인시켰다. PSG의 두 번째 골 상황에서 코너킥 어시스트는 우스만 뎀벨레, 득점은 주앙 네베스가 기록했지만 날카로운 공격으로 코너킥을 얻어낸 선수는 두에였다.
바이에른의 재동점골은 올리세가 넣었는데 판단과 개인기술이 빛났다. 주로 오른쪽 측면에서 드리블을 시작하는 선수지만 이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중앙으로 와 있었고, 상대가 빠르게 붙지 않자 그대로 치고 들어가 왼발 강슛을 꽂아 버렸다.
후반전을 한 골 차로 앞선채 시작한 PSG가 순식간에 두 골을 몰아치는 과정도 윙어들이 빛났다. 아슈라프 하키미의 컷백 상황 패스를 크바라츠헬리아가 정교하게 마무리했고, 이어진 속공에서 두에가 수비를 다 유인해 놓고 뎀벨레에게 공을 내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바이에른은 프리킥 상황에서 다요 우파메카노의 골로 추격한 뒤 디아스의 마지막 득점으로 점수차를 한 골까지 좁혔는데 이 장면 역시 환상적이었다. 케인이 수비 배후로 스루패스를 찌르자 디아스가 환상적인 퍼스트 터치 후 상대 혼을 빼놓는 페인팅을 통해 마르퀴뇨스를 아예 굴복시켰다. 디아스의 강력한 마무리까지 일품이었다.
두 팀 풀백들도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PSG의 레프트백 누누 멘데스는 지난 시즌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부카요 사카(아스널) 등 뛰어난 왼발잡이 윙어들을 여럿 틀어막은 전력이 있다. ‘윙어 잡아먹는 포식자’라 할 만한 선수다. 그런 멘데스를 올리세는 여러 번 돌파해 버렸다. 큰 무대에서 멘데스를 뚫는 능력을 통해 올리세가 현존 최강 오른쪽 윙어라고 선언한 듯한 경기였다.
이날 드리블 성공 횟수에서 올리세는 무려 7회, 디아스는 5회를 기록했다. PSG 윙어들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크바라츠헬리아 4회, 두에 3회로 일반적 기준에서는 훌륭한 기록이었다.
현대축구 전도사였던 요한 크루이프는 윙어를 반드시 기용하고 중용해야 공격적인 축구가 가능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상대 수비를 측면으로 분산시키는 효과와 더불어 어느 포지션보다도 과감한 일대일 돌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축구의 재미를 확 올려준다. 이날 두 팀 윙어들의 활약상은 명경기의 주인공이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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