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 수장 교체기가 맞물리며 통화정책 방향성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21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케빈 워시 총재 후보 취임 초읽기에 들어갔다.
친트럼프 성향으로 알려진 워시 후보 총재 취임 시 연준츼 통화정책 결정 과정과 시장 소통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연준의 정책 경로 불확실성은 한은에도 영향을 미친다. 오는 14일 신 총재 취임 후 첫 번째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나올 한은 메시지가 관심이다.
◇워시 인준 가시화…5월 15일 취임 가능성 급물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는 5월 15일(현지시간) 만료된다. 후임은 워시 후보가 유력하다. 최근 정치적 이해관계로 발목이 잡혔던 인준 절차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캐스팅보트로 거론되는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이 인준 반대 입장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오는 2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워시 후보 인준안을 전체 상원으로 회부할지 결정한다. 상원 은행위는 공화당 13석, 민주당 11석의 공화당 우위 구조다. 민주당이 전원 반대하더라도 워시 후보의 최종 인준 가능성은 높다. 워시 후보는 최종 인준이 통과될 경우 파월 의장의 퇴임일인 15일 전후로 취임한다. 취임 시 6월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주재할 가능성이 크다.
워시 후보의 성향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과거 발언으로 매파적 인물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친화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물 해석에 대한 평이 엇갈리는 만큼 향후 통화정책 방향도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응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아니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지만, 의심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점도표 시대 끝나나…연준 ‘정책 신호 약화’ 우려
시장은 워시 체제 연준의 소통 방식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워시 후보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정책 소통 방식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점도표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경계했다. 이에 따라 워시 체제 연준은 금리 경로 사전 제시보다는 주요 경제 지표 확인 뒤 정책 결정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경우 금리 방향 자체보다 정책 불투명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의 소통 방식 변화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 시선은 오는 14일 신현송 총재 취임 후 첫 번째 금융통화위원회로 쏠린다. 한은은 현재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원·달러 환율 불확실성 등에 대응해야 한다. 중동 전쟁은 한국 실물경제로 파급되며 경기 성장률 하방 압력으로 작용 중이다. 이같은 대외 변수는 한은의 금리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한은은 극심한 불확실성 상황 속에서 금융 안정과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 5월 금통위 방향성은 비교적 명확하다.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동 전쟁 추이와 이에 따른 경제 파급력, 새롭게 출범할 워시 체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판단한 뒤 움직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정책 신호가 약해지면 한은은 기준 없이 금리 판단을 해야 한다.
◇‘한국판 점도표’에 쏠린 눈…금리 인상 신호 나오나
시장은 기준금리 방향보다는 신현송호 한은이 처음으로 내놓을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상 대내외 환경 변화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소멸한 만큼, 인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핵심은 이창용 전 총재 체제에서 도입된 K점도표다. 점도표는 금통위원들이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을 의미한다. 지난 2월 첫 공개 당시 총 21개 전망 중 16개는 동결, 4개는 0.25%포인트 인하, 1개는 인상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중동 전쟁 여파와 연준 체제 변화 등을 고려해 점도표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과 양호한 수출 상황, 실용적 매파로 분류되는 신 총재의 성향이 인상 전망 근거로 꼽힌다.
실제 신 총재는 취임 전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와 성장이 상충할 경우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경제 성장을 반영해 8월과 11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과 씨티은행은 “한은이 7월과 10월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 3%까지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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