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이 공격받을 때 첫 번째 조난 연락이 도착하는 곳은 수천㎞ 떨어진 영국 남부 포츠머스의 한 해군 기지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이 기지에 자리한 영국해양무역기구(UKMTO)를 '호르무즈 선박들의 911'로 조명했다.
9·11 테러 직후인 25년 전, 영국의 대응 조치 일환으로 이 기구가 탄생했다. 초기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본부를 뒀으나 이후 소말리아 해안의 해적 퇴치 지원으로 임무 방향이 전환됐다.
포츠머스항을 내려다보는 언덕 위 군사시설에 위치한 UKMTO 사무실에는 거대한 디지털 지도와 선박 이동 현황 화면이 설치돼 있다. 높은 송신탑을 갖춘 이곳에서 18명의 팀원이 하루 24시간 교대 근무한다.
운영 방식은 선박의 자발적 정보 제공에 기반한다. 위성전화나 이메일로 문제 상황이 접수되면 해당 지역 해안경비대, 군 당국 등 가장 적절한 기관에 즉시 전달된다. 영국 해군 소속이지만 중립성을 견지하며, 선적 국가와 영국 간 외교 관계와 무관하게 정보를 수집한다고 기구 측은 설명했다. 정확성과 사실 중심 접근법으로 해운업계의 신뢰를 확보해왔다는 점도 강조됐다.
홈페이지에는 "선원과 해운사, 지역 당국에 검증된 보안 정보를 제공해 주요 무역 경로 보호에 기여한다"고 운영 취지가 명시돼 있다. 사고 현황과 해상 교통 정보는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운업계, 각국 정부, 일반 대중과 공유된다.
올해 2월 28일 이란 전쟁이 터진 이후 이 기구의 역할은 더욱 중대해졌다. 걸프해역(페르시아만)과 홍해, 인도양을 오가는 선박과 해운사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것이다.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의 하루 통과 선박 수는 130~150척에서 8~10척으로 급감했다. 분쟁 발생 이후 이 지역에서 41건의 사건·사고가 기록됐으며, 그중 26건은 미사일이나 무인기 공격, 소형 화기 발포로 인한 화재·침수 등 중대 사안이었다. 대부분 전쟁 초기에 집중됐다.
불안정한 휴전 국면에서는 선박에 대한 무전 호출이나 강제 승선 사례가 증가했고, 선원 억류도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UKMTO 작전 책임자 조애나 블랙 중령은 "공격을 막 당했다는 선원의 연락이 가장 괴롭다"며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은 물론 조타실과 엔진실에 소형 화기가 발사되는 경우도 많다. 선원들에게는 극도로 공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기뢰 관련 신고는 아직 접수된 바 없지만, 블랙 중령은 "기뢰 위험에 대한 우려로 해운업계가 극도로 신중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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