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해사무역기구, 2001년 9·11 대응으로 신설
이란전쟁 호르무즈 해협 혼란에 주목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혼란에 영국 해군이 운영하는 해상 모니터링 서비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이 포격을 받으면 가장 먼저 조난 신호가 울리는 곳은 수천㎞ 떨어진 잉글랜드 남부의 해군 도시 포츠머스에 있는 해군 기지라며 '호르무즈 해협 선박들의 911'이 된 UKMTO의 활동상을 조명했다.
UKMTO는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9·11테러 관련 영국의 대응 조치 중 하나로 25년 전 신설됐다. 애초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었고 나중에는 소말리아 해안의 해적에 대한 대응을 돕는 쪽으로 초점이 이동했다.
UKMOT는 홈페이지에 "선원과 해운사, 지역 당국에 필수적이고 검증된 보안 정보를 제공해 중대한 무역 경로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우리의 방식은 언제나 모든 선원과 해상무역 고객이 정보와 안심을 제공받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운영 취지를 밝혀두고 있다.
이 기구는 특히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후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걸프해역(페르시아만)부터 홍해, 인도양을 항행하는 선박과 해운회사들에 점점 더 중요한 기관이 되고 있다.
포츠머스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군기지에 있는 이 기구에는 높은 송신탑이 있고 사무실에는 디지털 지도와 선박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거대한 화면이 있다. 팀은 18명으로 구성돼 있고 하루 24시간 가동한다.
선박의 자발적인 정보 제공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선박이 위성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하면, UKMTO는 이를 현지 해안경비대나 군, 다른 관계당국 등 최선의 지원을 해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관에 알린다.
영국 해군이 이끌지만,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선적 및 해당 국가와 영국 간 외교관계와 무관하게 정보를 수집한다. 정확하고 사실 중심의 정보를 제공해 해운업계로부터 신뢰를 쌓았다고 UKMTO 측은 강조했다.
사고 사실이나 해상 교통상황을 웹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게시해 해운업계와 각국 정부, 대중과 정보를 공유하는 역할도 맡는다.
UKMTO 작전 책임자 조애나 블랙 중령은 "가장 괴로운 일은 이제 막 공격당했다는 선원의 연락"이라면서 "선박이 미사일이나 무인기(UAV)에 공격받기도 하고 소형 화기로 조타실이나 엔진실에 발포하는 일도 많다. 선원들에겐 끔찍하게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 이전 호르무즈 해협을 하루 130∼150척이 오가던 선박 수는 이제 하루 8∼10척으로 급감했다.
전쟁 발발 후 이 지역에서 기록된 사건·사고는 41건이며 그중 26건이 선박 직접 공격에 따른 화재나 침수 등 중대 사건이었다. 그 대부분은 전쟁 초기에 벌어졌다.
불안한 휴전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선박에 무전 호출을 해오거나 승선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선원이 억류되는 일도 가끔 일어난다고 한다.
블랙 중령은 이제까지 선박으로부터 기뢰에 대한 신고는 들어온 적이 없다면서도 "기뢰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해운업계는 극히 조심스러워졌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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