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분신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친명 의원들의 공개 압박에도 불구하고 '사법리스크'를 이유로 공천하지 않았다.
친명-친청 갈등이 촉발될 것이란 우려는 당의 김 전 부원장 공천 배제 결정과 김 전 부원장의 '선당후사', '백의종군' 의지로 당장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 국면에서 잠복해 있던 명청갈등이 전면화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단지 이 대통령의 분신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친명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을 요구했지만 정청래 지도부가 의원들의 목소리마저 배제했다는 점에서 명청갈등이 선거 이후 불거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다.
민주당은 선거 국면에서 대장동 사법리스크가 부상되면 중도층 민심을 사로잡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전 부원장은 수도권 출마를 희망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으며, 공천 배제 후 "백의종군하겠다"면서도 차기 총선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 "현실 정치인으로서 계속 정치를 할 생각"이라며 국회 입성 의지를 거듭 시사했다.
현재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 받은 혐의로 1·2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함께 한 원조 친명 인사로, 김 전 부원장은 스스로 윤석열 정치검찰의 조작기소 피해자라며 재보궐 출마를 희망했다.
민주당, 김용 무공천 "선거에 미칠 영향 판단했다"
민주당은 김 전 부원장의 공천 배제 결정에 대해 "선거에서는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안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김 전 부원장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비유했다.
특히 수도권 지역 외에 아직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지방의 공천 여부에 대해서도 선을 그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김 전 부원장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2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서 김 전 부원장의 공천 배제 결정에 대해 "선거에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이라며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공천하지 않는 것이 당의 판단으로 적절한 것 같다는 의견들이 강했다. (선거에서는)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안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태현의>
이어 "김용 전 부원장에 대한 배려, 정치적 지지는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그런 행위들과 당이 공천하는 공적 행동은 조금 다르지 않나.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친명계 의원들의 지지 의사는 알지만 지지 의사와는 별개로 정당의 공천은 선거 승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부원장을 경기 하남갑에 전략 공천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지역구인 분당갑 지역위원장으로 배치한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서도 "관측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상상에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 문제에 대해 당에서 고민하거나 검토한 적은 없다"고 분명히 말해 김 전 부원장의 출마나 당직 배치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친명계 조직적 공천 요구 거부…대장동 사법리스크 우려
문제는 친명 의원들의 조직적인 요구가 있었고, 당이 161명의 의원 중 비공식적으로는 60여 명, 공개적으로 51명이 요구한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김 전 부원장의 공천 배제 배경에는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아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검찰 조작기소 특위 등에서 억울한 기소에 대한 배경이 일정 부분 밝혀진 점도 있지만 지난해 보석 이후 대법원 판결이 1년이 넘도록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을 두고 대장동 사건 공세를 펼치자 선거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했다.
내란세력 단죄를 주장하는 민주당이 선거 국면에서 대장동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부각된다면 중도층 민심이 악화될 것을 염려해 김 전 부원장을 공천 명단에서 배제했다는 분석과 함께 만약 재보선에서 당선됐다가 형이 확정되면 또 다시 의원직을 상실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도 공천 배제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전 부원장의 공천 가능성이 거론되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과 당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대장동 범죄자 김용에게 공천을 주자는 민주당 의원이 60명이 넘는다. 이래야 민주당답지"라며 "대통령 바꿨더니 나라가 졸지에 '범죄자 특혜 공화국'이 돼버렸다"고 비난했다.
친명 의원 51명 '김용 공천 지지' 명단 작성해 회람
친명계 의원들은 김 전 부원장의 공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민주당 의원 51명은 '김용 회복·공천 지지' 연대 서명을 작성하며 여론전을 확산시켰다.
뉴스1에 따르면 24일 오후 10시 기준 민주당 의원 51명이 '김용 부원장의 회복과 공천 지지' 연대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 소속 의원 3명 중 1명꼴로 김 전 부원장의 명예회복을 요구한 셈이다
한준호, 강득구, 부승찬 등 친명 핵심 의원들과 서영교 법사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정치검찰 사건 진상규명 국조특위' 위원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장동 조작 기소의 실체가 국정조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며 김 전 부원장의 명예회복과 공천 필요성을 주장했다.
친명계 원외 최대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도 성명을 통해 "김용 전 부원장의 출마를 적극 지지한다"며 공천에 힘을 보태며 집단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김 전 부원장의 공천 배제가 결정된 이후인 28일에도 논평을 통해 "당 지도부는 당원주권과 민심을 거부했고 정치적 책임 회피"라며 "선거 리스크 실체도 불분명하다. 진짜 리스크는 당원과 국민의 판단을 신뢰하지 못하고 결과를 통제하려는 데 있다"고 당을 비판했다.
김용 "백의종군, 당 승리 위해 뛰겠다…정치 계속할 것"
민주당 재보궐선거 공천에서 배제된 김 전 부원장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고심과 전략적인 판단을 존중하며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은 2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운동 지원 요청을 받으면 나서겠다"며 2028년 차기 총선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당연히 현실 정치인으로서 계속 정치를 할 생각"이라며 국회 입성에 뜻이 있음을 밝혔다.
이를 두고 지도부의 공천 배제 결정을 받아들이지만 그에 따른 명분으로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차기 총선 출마를 위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는 분석도 있다.
김 전 부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저의 희생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승리에 밑거름이 된다면 기쁜 마음으로 내려 놓겠다"며 "저는 비록 잠시 멈춰 서지만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당의 승리를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뜨겁게 뛰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자신이 재판을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선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명확히 밝힌다. 저에 대한 기소는 명백한 정치검찰의 조작이자 치졸한 정치 보복이다. 제가 여기서 무너진다면 그것은 곧 조작 수사가 승리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결코 멈추지 않고 끝까지 증명하겠다. 검찰의 조작기소를 처절하게 깨부수고 현장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하겠다"며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일축했다.
이어 "사법부의 지체된 판결에 대해 조속히 판결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 이후 국회의원 선거구 지역위원장 공모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 전 부원장의 기자회견장에는 친명계인 강득구 최고위원이 참석하기도 했다.
강 최고위원은 "김 전 부원장의 여러 상황과 관련된 의원들의 지지는 자발적이었고 동지로서 함께 한다는 것이지 조직적인 관점이 아니었다. 다 개별적인 입장이었다"며 "김용의 정치는 다시 밑에서부터 시민들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명 안호영 전북지사 컷오프 갈등도 차곡차곡 적립
지선 후 전당대회 앞두고 계파 전쟁 전초전 해석도 나와
김 전 부원장 공천이 '친명 결집'을 상징했다는 점에서 지도부가 이를 배제한 것은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친명과 선을 긋겠다는 당내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지도부가 친명계 전체를 공천에서 배제한 것은 아니다. 송영길 전 대표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을 각각 인천 연수갑과 계양을에 전략공천했고 안산갑에는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을 공천하는 등 친명계 인사들의 공천도 두드러졌다.
다만 친명 의원들이 '김용 배제'에 초점을 두는 이유는 앞서 전북지사 경선 과정에서 계파색이 옅지만 친청계류 분류되는 이원택 의원과 친명 안호영 의원 간 충돌이 격화되며, 안 의원이 12일간 단식 농성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정청래 대표가 농성장을 찾지 않은 것을 두고 이언주·강득구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명계 내부에서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부원장의 공천 배제까지 겹치며 계파 간 균열이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까지 내홍이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다.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정 대표 입장에선 선거 결과를 책임지는 것을 넘어 연임이 달린 전당대회도 눈앞에 두고 있어 선거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김 전 부원장에겐 냉정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의 불씨를 남긴 채 선거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잠복해 있던 지도부와 친명 간의 긴장 관계가 전당대회에서 본격적으로 표출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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