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김건희 여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김 여사 측은 판결 직후 채증법칙 위반 등을 주장하며 대법원 상고 방침을 밝혔다. 1심보다 형량은 크게 늘었지만 정치자금법에 대한 무죄 판단은 유지되면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 추징금 2094만원을 선고했다. 통일교 금품 수수와 주가조작, 여론조사 제공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일부 혐의에 대해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이번 항소심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결론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심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가 범행을 인식하거나 공모했다고 볼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항소심도 1심과 같이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거래 정황과 관계자 진술, 시기적 흐름 등 간접 증거를 종합할 때 김 여사의 범행 관여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주가조작 관련 책임이 새롭게 인정되면서 전체 형량도 1심보다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피고인은 거액의 자금 및 증권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를 통해 시세조종 범행에 가담했으나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1심의 무죄 판결에 대해 직접적으로 법리 오인을 언급했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약 8억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명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약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아울러 2022년 4월부터 7월 사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약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세 가지 주요 혐의 가운데 통일교 관련 금품수수 일부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약 1280만원을 명령했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공모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고 여론조사 제공 의혹 역시 “지시나 계약 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 같은 1심 판결은 특검 구형에 비해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법조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바 있다. 항소심에서 형량이 대폭 상향되기는 했지만 이번에도 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에는 크게 못 미치면서 판결의 적정성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판결이 나온 1심 직후 비판 논조의 성명을 발표한 시민단체 참여연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자본시장법에서 공동정범을 인정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같은 경우 1심과 2심이 무죄로 판정됐기 때문에 비판의 지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선고 직후 김 여사 측은 즉각 상고 방침을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피고인이 깊이 사과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판결은 일부 정황을 과도하게 확대 해석했고 채증법칙을 위반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가조작과 관련해 “범행 인식에 대한 직접 증거가 전혀 없고, 이를 배치하는 간접 증거가 더 많다”며 공동정범 인정에 반발했다.
또 “단순 전주에 대해 공동정범을 인정한 판례는 없다”며 “자금 제공만으로 공동정범을 인정한 것은 기존 판례와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측은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대법원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상고해 부적절한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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