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녹여달라" 돈 보냈더니 미성년자…아청법 처벌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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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녹여달라" 돈 보냈더니 미성년자…아청법 처벌 위기

로톡뉴스 2026-04-28 17:25: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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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돔' 호기심에 미성년자와 돈을 주고받으며 대화한 남성이 아청법 위반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돈 상납하러 오라"는 트위터 글에 이끌려 들어간 오픈채팅방. "능욕하며 뇌를 녹여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돈을 보냈던 남성은 상대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경악했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까? 법조계는 아청법상 '성착취 목적 대화' 혐의가 적용될 수 있으며, 미성년자임을 몰랐다는 주장은 법정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핀돔' 호기심에 보낸 메시지, 돌아온 건 공포

한 성인 남성이 트위터에서 '핀돔(FinDom, 금전적 지배)' 성향의 글을 보고 오픈채팅방에 들어간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그는 상대 여성의 요구에 따라 '대화비'를 송금하고, 목소리 인증까지 거쳤다. 약 10분간 이어진 대화. 여성의 욕설을 들으며 그는 "상납실시"라는 지시에 맞춰 세 차례 돈을 더 보냈고, 심지어 "능욕하면서 뇌 녹여주세요"라는 메시지까지 전송했다. 돈이 떨어지자 대화는 끊겼다.

문제는 다음 날 터졌다. 대화 상대가 미성년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남성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즉시 채팅방에서 내보내 달라고 애원했지만, 돌아온 것은 돈을 더 보내라는 요구였다.

채팅방을 나가기 위해 두 차례나 더 송금한 끝에 그는 아무 말 없이 방에서 쫓겨났다. 남은 것은 '성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지울 수 없는 채팅 기록뿐이었다.

처벌 핵심 쟁점: 아청법과 '몰랐다'는 항변

이 사건은 법적으로 크게 두 가지 쟁점을 안고 있다. 바로 아청법상 '성착취 목적 대화'와 통신매체 이용음란죄(통매음) 적용 여부다.

아청법 제15조의2는 19세 이상 성인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처벌한다.

남성이 보낸 "능욕" 메시지는 '성적 수치심 유발 대화'에 해당할 수 있지만, 10분 남짓한 대화가 '지속성'을 충족하는지가 관건이다. 과거 대구지법은 온라인 게임 채팅으로 만 11세 아동에게 성적 대화를 건넨 사안에 이 조항을 적용한 바 있다(2022고합295).

또한 통신매체 이용음란죄는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도달하게 할 때 성립한다. "뇌를 녹여 달라"는 표현이 이 목적에 해당하는지 법적 해석이 갈릴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남성의 항변이다.

법원은 온라인 만남의 특성을 일부 인정하기도 한다. 최근 광주고등법원은 "온라인 메신저에서는 나이를 속일 가능성이 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나이를 명확히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2023노223).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은 과실 등을 들어 '미필적 고의(알았을 가능성)'를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여서, 남성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변호사들의 엇갈린 진단…"명백한 범죄" vs "오히려 피해자"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법무법인 정향 김연수 변호사는 "'능욕하면서 뇌를 녹여달라'는 노골적인 메시지까지 남기셨기 때문에, 실무 현장에서는 이를 명백한 성적 목적의 범죄 행위로 강하게 본다"며 "수사기관은 질문자님께서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어주지 않는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알게 된 이후에도 금전을 추가로 송금하며 관계를 이어간 점은 수사기관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남성이 오히려 피해자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법무법인(유한) 안팍 이정민 변호사는 "특히 미성년자임을 인지한 즉시 관계를 끊으려 노력했고, 상대방이 이를 빌미로 추가 금전을 요구하여 송금한 정황은 본인이 가해자가 아닌 공갈이나 갈취의 피해자에 가까운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법적 방어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합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한강 이주한 변호사도 "미성년자 여부와 별개로, 내보내기 조건으로 반복 송금을 요구한 행위는 정상적인 관계로 보기 어려워 별도의 범죄 성격이 문제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처벌 가능성 자체를 낮게 보는 의견도 있었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는 "단순히 욕설을 듣고 금전을 송금한 행위만으로는 아청법이나 통매음 위반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나, 대화 내용 중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표현이 포함되었다면 수사 대상이 될 여지는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김일권 변호사는 "상대방이 미성년자였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성적인 대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라고 단언했다.

결국 이 남성의 운명은 '성적 목적'의 인정 여부와 '미성년자 인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달리게 됐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가 "처음에 미성년자임을 몰랐다는 증거는 미리 확보되어 있어야 해당 주장이 가능합니다"라고 강조했듯, 한순간의 호기심이 부른 법적 공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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