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금융, 사회를 잇다'는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금융권이 추진해 온 ESG 경영의 실질적 성과와 구조적 의미를 점검하고, 지속가능 금융의 방향을 짚는 기획이다. 단순한 기부와 지원을 넘어 일자리 창출, 금융 접근성 확대, 산업 생태계 지원과 성장, 신산업 육성 등으로 확장되는 금융사의 역할을 현장 중심으로 추적한다.
27일 서울 코엑스 A홀에 마련된 'KB굿잡 취업박람회' 현장은 단순 채용 행사를 넘어선 모습이다. KB금융지주가 주도하는 이 행사는 대기업 협력사부터 중소·중견기업까지 250여 개 기업이 한 공간에 모였고, 구직자들은 상담과 면접, 컨설팅을 오가며 각자의 기회를 탐색했다. 취업 설명회와 특강, AI 기반 역량 진단, 팀 단위 적합성을 보는 '팀핏(Team Fit)'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며 채용 방식의 변화 흐름도 함께 반영했다.
KB국민은행이 구축해 온 이 박람회는 규모와 지속성 측면에서 국내 대표적인 취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구직자뿐 아니라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에도 채용과 홍보의 접점을 제공하며 '양방향 연결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금융이 사람과 일자리,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확장해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폴리뉴스 '금융, 사회를 잇다' 시리즈가 주목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현장에서 형성되는 이 연결이 실제 고용과 산업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 구조와 의미를 짚어본다.
◆ 125만 찾고 4만5000명 연결…금융이 만든 '일자리 플랫폼'
'KB굿잡 취업박람회'는 단일 행사 기준 국내 최대 규모를 넘어 금융이 구축한 대표적인 일자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2011년 출범 이후 누적 방문자 125만 명, 참여 기업 6200여 개, 일자리 연결 4만5000건이라는 성과는 단순 이벤트를 넘어 '지속형 고용 인프라'로 기능해왔음을 보여준다.
이번 행사에도 대기업 협력사와 코스닥 상장사, 청년일자리강소기업 등 25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채용 상담과 면접, 직무 설명을 동시에 진행했다. 여기에 AI 기반 역량 진단, 커리어 컨설팅, 실제 근무 팀 단위 적합성을 보는 '팀핏(Team Fit) 커넥트존'까지 결합되며 기존 채용 박람회와는 다른 구조를 형성했다.
교육 현장에서도 활용도가 뚜렷하다. 서울 관악구 소재 한 고등학교 교사는 "우리 학교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특성상 매년 학생들과 함께 박람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올해도 3학년 학생 74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4월은 취업 준비 초기 단계라 현장 분위기를 체험하고 경각심을 갖게 하는 데 의미가 크고,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기반 참여도 확인된다. 대구에서 온 한 대학생은 "학과에서 취업 설명회 차원으로 단체 참여하게 됐고 약 30명이 함께 올라왔다"며 "직접 둘러보니 취업 준비를 하려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현장 분위기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기관도 부스를 통해 이 흐름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 공정과 학생은 "박람회에 부스로 참여해 반도체 공정과 장비를 직접 보여주면서 산업을 이해시키고 학과를 알리는 데 의미가 크다"며 "현장에서 실제 장비와 공정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어려워 다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국비 지원 교육과정을 통해 실무 중심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산업 현장과 연결되는 교육 기회를 알리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의 체감도 역시 이 같은 기능을 뒷받침한다. 한 취업준비생은 "이제 막 졸업해 방향을 고민하는 단계에서 참여했는데, 상담을 통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결국 이 박람회는 단순 채용 공고의 집합이 아니라 구직자에게는 진입 경로를, 학생에게는 진로 방향을, 기업에는 인재 접점을 제공하는 '복합형 연결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다.
◆ 구직자 넘어 기업까지…중소·중견 '채용·홍보 플랫폼'으로 작동
이 플랫폼의 또 다른 축은 기업이다. 특히 인지도 확보가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에는 실질적인 채용·홍보 채널로 기능한다.
KB국민은행은 참가 기업에 정규직 채용 시 1인당 100만원, 연간 최대 1000만원의 채용지원금을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 우수 기업에는 최대 연 1.3%포인트 금리 우대 혜택까지 지원한다. 단순 연결을 넘어 금융 지원과 채용을 결합한 구조다.
자동차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해 현대자동차·기아 등에 납품하는 중견 제조기업 오티오 관계자는 "우수한 기업임에도 홍보 기회가 부족했는데, 박람회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며 "채용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브랜딩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B2B 제조업 특성상 구직자들이 회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현장이 기업을 알리고 인재와 접점을 만드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도 "규모가 큰 박람회인 만큼 구직자 유입이 많고 기업 입장에서도 채용 기회가 넓다"며 "참여 기업들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AI 시대 채용 변화 속 '연결의 역할'…금융이 만든 새로운 '고용 해법'
이 같은 연결 구조는 변화하는 고용 환경 속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최근 채용 시장은 공채 중심에서 수시·경력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고, AI·자동화 확산 역시 인력 수요 구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박람회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AI 도입과 자동화 확산으로 채용 자체가 줄어드는 흐름이 있다"며 "신입 채용 비중도 예전보다 축소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경력 중심 채용이 늘면서 구직자와 기업 간 기대치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로 구직자와 기업 간 접점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직접 만남을 제공하는 이번 박람회의 의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인사담당자와의 1대1 면접과 채용 상담이 이뤄지고, 구직자들은 현장 입사 지원을 통해 실제 채용 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더불어 현장에서는 취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며 구직자들의 실질적인 취업 준비를 지원한다. 이미지 컨설팅과 MBTI 기반 면접 전략 코칭 등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됐고, AI 기반 취업 상담 공간에서는 이력서 점검과 직무 적합도 분석이 이뤄졌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환영사에서 "오늘 이 자리가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도전과 기회의 장'이 되고, 구인기업에게는 함께 미래를 개척하며 성장해 나갈 인재를 찾는 '만남과 동행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KB굿잡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국민의 평생 금융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의 이러한 시도는 변화하는 채용 환경 속에서 구직자와 기업이 만나는 접점을 넓히고, 정보와 기회를 연결하는 역할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이 만든 박람회는 단순 행사를 넘어 고용시장 내 새로운 연결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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