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불참 직원들에 대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면서 삼성 노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최근 내부 공지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 사례를 예방하고 근태조회 기능의 부작용 해소를 위해 ‘부서원 근태조회' 기능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부서원 근태조회’ 기능 운영 중단 이유에 대해 "최근 일부 직원이 근태 정보를 활용해 지난 23일 열린 쟁의행위 당시 근태 미입력 직원을 대상으로 집회 참여를 압박하거나, 관련 정보를 근거로 특정 직원을 비방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지난 27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23일 쟁의행위에 함께하지 않은 동료에게 아쉬움이 크지만 비난보다 다시 한번 손을 내밀겠다"며 "내달 총파업에서조차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더 이상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내달 총파업에 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사측에 협조하는 직원을 신고하면 포상까지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단 하루의 집회만으로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생산량이 58% 감소했다"며 "내달로 예정된 총파업 18일 동안 가져올 30조 원의 공백은 절대 가볍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측을 압박했다.
노조는 또 총파업 첫 날인 내달 21일 이재용 회장 자택 앞 집회도 예고했다. 이전 이회장 자택 앞 집회에서 전영현부회장의 '즉각 대화'를 이끌어낸 경험을 살려 목적을 관철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기업 경영과 노사 문제를 사적 공간으로 끌고 가는 방식은 사회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 노조의 요구 자체보다 투쟁 방식이 오히려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의 요구 조건이 현실적으로 회사가 수용할 수 없는 범위에 있는데, 노조가 일반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형태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이를 환산하면 수십조 원 규모에 달하며, 회사 측은 반도체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비용, 업황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노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수적인 분야다. 단기 실적에 맞춰 막대한 현금 보상이 이뤄질 경우, 미래 투자 여력이 크게 약화돼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와 메모리 경쟁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성과급 요구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과도한 성과급을 둘러싼 파업이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전 세계적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성과에 대한 보상 요구는 정당할 수 있지만,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방식의 투쟁은 오히려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노조의 전략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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