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카드 환급 기준 6만2천→3만원…환급금액 늘어나
정부 출퇴근 대중교통 혼잡완화 대책…공공·민간 유연근무 권고
(세종=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정부가 중동 전쟁발 고유가 여파에 한층 심해진 출퇴근길 대중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버스와 열차 배차를 늘리고, 평소보다 빠르거나 늦은 시차 출근·퇴근 교통비 환급률을 확대한다.
공공 부문에서는 직원 30% 이상이 시차 출퇴근에 참여하도록 하고, 민간 기업에도 유연근무 참가를 독려한다.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 고용노동부 등 9개 부처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날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관계부처 합동 '출퇴근 대중교통 혼잡 완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달 초 석유 자원 안보 위기 경보 '경계' 단계(4단계 중 3단계)가 발령되고 차량 2부제 등 에너지 절약 대책이 시행된 영향으로 이달 대중교통 출퇴근 통행량이 전년보다 약 4.1% 늘었다. 서울 지하철에서 혼잡도가 150%를 넘는 구간도 지난달 초에는 11개였다가 이달 초에는 30개로 약 3배 증가했다.
우선 정부는 수도권 등 출퇴근 시간대 혼잡이 심한 구간부터 광역·도시철도와 광역·시내 버스 운행 확대를 추진한다.
혼잡이 가장 심각한 서울 시내버스 196개 노선과 신분당선 정자∼신사 구간은 평일 기준 4회 증차했다. 버스 운행은 2312번(상암동∼길동 구간), 361번(흑석동∼대방역) 등에서 하루 총 784회 늘어난다.
서울 지하철 2·7호선 중 사당∼방배, 철산∼가산디지털단지 구간도 운행을 18회 늘렸다.
경인선(1호선 동인천∼용산) 급행열차를 활용해 출퇴근 수요가 많은 대방, 신길, 개봉, 동암, 제물포 등 5개 역에서는 하루 15회 정차 횟수를 늘릴 예정이다.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와 공공 자전거로도 출퇴근 승객을 분산하기 위해 7개 업체와 협업해 수요 맞춤형 배치에도 집중한다.
석유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되면 필요성을 고려해 시내버스 파업에 준한 도시철도, 버스 등 집중 배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근본적인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혼잡도가 높은 김포골드라인(153억원)과 서울 4·7·9호선(256억원)에 오는 2029년까지 국비 409억원을 지원하고, 국산 무선통신 기반 제어 기술(CBTC) 도입을 통한 열차 배차간격 단축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오는 9월까지 대중교통비 환급 서비스 '모두의카드'(정액제 K-패스)의 환급 기준 금액을 50% 이상 인하하고, 출퇴근 시간대 전후로 지정된 시차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환급률을 30%포인트 높인다.
모두의카드는 기준 금액을 넘긴 버스·지하철 등 교통비를 전액 무제한으로 돌려주는데, 수도권 기준 일반 국민은 기준 금액이 6만2천원에서 3만원으로 낮아져 평소보다 더 많이 환급받을 수 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 기반 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해 민간 기업과 함께 유연한 요금을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환승센터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 등 공공 부문에서는 시차 출퇴근,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를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이미 정부는 공공 부문에 유연근무 추진을 안내했고, 이번 대책 발표와 함께 공공부문의 시차 출퇴근 최소 30% 적용을 권고했다. 석유 경보 단계가 오를 경우 공공부문의 시차 출퇴근 50% 적용 권고 및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할 방침이다.
민간에는 유연근무를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참여를 독려한다. 이를 위해 유연근무 가이드라인, 장려금, 컨설팅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육아기 근로자를 대상으로 월 20만원가량의 시차 출퇴근 장려금을 지급하는데, 석유 경보 단계가 높아지면 중소기업 전체 근로자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차량 이용을 줄일 경우 교통유발 부담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도 활용해 민간 기업의 자발적 출퇴근 혼잡 완화를 유도한다. 지역별로 감면 비율은 조금 다르지만, 최대 90%까지 감면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번 대책에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혼잡 완화 방안으로 거론된 '출퇴근 시간 고령자 대중교통 무임승차 제한'은 포함되지 않았다. 박지홍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상임위원은 "사회적 합의가 먼저 있어야 할 사항이기에 TF에서 별도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오늘 대책에 담긴 도시철도 및 버스 증차, 모두의카드 혜택 강화 등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관계부처, 지방정부가 합심해 출퇴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현장도 점검해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에너지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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