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캐나다 생산 부품 관세 매기면 수익성 저하 호소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기존 수준으로 유지되지 않을 경우 미국 시장에서 저렴한 보급형 모델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 진출해있는 외국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USMCA를 통한 관세 혜택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손실을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소형 저가 모델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런 우려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단에도 전달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와 도요타, 닛산 등 몇 안 되는 외국 업체만이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소형 저가 모델을 공급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등에 본사를 둔 미국 업체들이 최근 몇 년간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트럭 중심으로 생산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혼다의 시빅이나 도요타의 코롤라 같은 차종은 미국에서 생산되기는 하지만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서 공급되는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소속된 기아차는 멕시코에서 만든 차량을 미국에 수출한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20년 트럼프 1기 때 도입된 USMCA 덕분에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생산된 부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면제받아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들어 미국이 USMCA를 연장하지 않거나 개정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USMCA를 통해 관세를 면제받지 못한다면 수익성이 악화해 저가 모델 생산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완성차 업계의 주장이다.
미국 내 외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무역단체인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의 제니퍼 사파비안 회장은 "USMCA가 제공하는 확실성과 규모의 경제 없이는 미국 소비자를 위한 저가 선택지를 계속 생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트럼프 2기 관세 정책 탓에 이미 저가 모델에서 손실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크리스티앙 뮈니에 닛산 아메리카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관세가 "저가형 모델을 죽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저가 모델 축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생활비 부담 완화 기조와도 충돌한다.
미국의 신차 평균 가격은 5만달러(약 7천300만원) 안팎까지 올라 이미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 에드먼즈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가장 저렴한 신차 10종 가운에 8종은 외국계 업체 모델이고 나머지 2종은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에서 생산하는 소형 SUV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은 제조업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돌리는 과제를 더 우선시하는 모양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에 차량을 판매하려는 제조사들은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다시 이전해야 하는 필요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USMCA 협상 전망도 불투명하다.
WSJ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주 멕시코 당국자들과의 회의에서 개정된 USMCA에서는 일정 수준의 관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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