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선임이 후임을 감금·협박해 도박 자금 명목으로 560만 원을 빌린 뒤, '불법원인급여'를 주장하며 변제를 거부하고 역고소 협박까지 했다. / AI 생성 이미지
군대 후임을 감금·협박하고 '군적금'을 미끼로 560만 원을 빌린 선임이 2년 뒤 "도박 자금은 갚을 필요 없다"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고소하면 불법 도박 사실을 신고하겠다며 역공까지 예고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불법원인급여' 주장은 형사 처벌을 피할 방패가 될 수 없다며, 피해자의 적극적인 형사 고소를 촉구했다.
"징계 먹일거다"…감금과 협박으로 시작된 560만원의 늪
사건은 피해자 A씨가 군 복무 중 불법 온라인 도박으로 2000만 원을 땄다는 사실을 선임 B씨가 알게 되면서 시작됐다. B씨는 A씨를 다목적홀에 가둔 뒤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휴대폰을 내지 못하게 해서 징계를 먹게 할 거다"라고 협박해 100만 원을 빌려갔다.
이후에도 B씨는 전역을 앞두고 "군적금으로 갚겠다"고 속여 200만 원을 추가로 빌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B씨는 "나 이번에 불법도박 무조건 딸 거 같은데 돈 좀 더 빌려줘"라며 260만 원을 더 받아내는 등 총 560만 원을 편취했다.
"애초에 도박자금인데 왜 갚냐"…뻔뻔한 주장과 역공 협박
전역 후 2년이 지나도록 B씨는 초기에 10만 원을 갚은 것을 제외하고 돈을 갚지 않았다. 황당하게도 그는 비슷한 수법으로 돈을 빌린 다른 3명에게는 빚 대부분을 갚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항의하자 B씨는 "애초에 도박자금으로 빌려준 건데 내가 왜 갚냐 ㅋㅋ"라며 변제를 거부했다. A씨가 사기죄로 고소하겠다고 하자 B씨는 "해 보라"며 "불법 원인 급여라 고소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고소하면 역으로 도박으로 니도 신고해 줄게"라며 되레 협박했다.
법조계 "사기·공갈 명백…'불법원인급여'는 핑계일 뿐"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단순 채무불이행이 아닌 여러 범죄에 해당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희원 변호사(법무법인 대청)는 "처음에 100만 원을 빌려준 것은 다목적홀에 가둔 후 협박하여 대여하여 간 것이기에, 이 부분은 사기가 아닌 공갈로 평가될 수 있어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하진규 변호사(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역시 "군대 내에서 가둬두고 징계를 빌미로 돈을 요구한 행위는 강요죄 또는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B씨가 내세운 '불법원인급여' 주장은 형사 처벌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동균 변호사(법무법인 에이케이)는 "상대방이 주장하는 불법원인급여는 민사상 반환 청구의 제한 사유일 뿐 형사상 사기죄 성립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처음부터 갚을 생각 없이 도박 자금 등을 명목으로 가로챘다면 처벌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실제 대법원 판례 역시 기망을 통해 돈을 편취했다면, 그 돈이 도박자금으로 쓰였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도박 역고소' 위협…최선의 전략은 '형사 고소'
A씨가 도박으로 처벌받을 위험에 대해서는 다수의 변호사들이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법적 대응을 포기할 수준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군대 내 가혹행위와 선임의 강요에 의해 가담하게 된 경위 등을 논리적으로 소명한다면, 질문자님의 처벌 수위는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피해 회복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민사 소송보다 '형사 고소'를 우선할 것을 권고했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형사고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매우 큰 압박을 주기 때문에 그러한 목적 하에 형사고소를 진행하시면 됩니다"라고 조언했다.
형사 절차를 통해 가해자를 압박하고,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유도해 피해 금액을 회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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