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마치 미국과 이란이 맞붙은 살얼음판 국제 뉴스 헤드라인을 연상케 하는 얄궂은 승부가 당구대 위에서 펼쳐졌다.
이란의 당구 스누커 간판스타 호세인 바파에이(31)가 당구 큐 하나로 '세계 랭킹 1위' 저드 트럼프(36·영국)를 무너뜨린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28일(한국시간) 영국 셰필드 크루시블 시어터에서 열린 2026 세계스누커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바파에이가 트럼프를 13-12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스누커는 국내 당구 팬에게 친숙한 포켓볼과는 달리, 훨씬 넓은 당구대에서 더 작은 공들(빨간 공 15개, 색공 6개)을 정해진 순서로 포켓에 넣는 종목이다.
고도의 전략이 필요해 영국과 중화권에서는 인기 스포츠 종목 가운데 하나다.
세계 최강자를 상대로 펼친 팽팽한 접전이었다.
2019년 대회 우승자인 트럼프는 10-7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바파에이가 무서운 뒷심으로 24프레임을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운명의 마지막 25번째 프레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최근 중동의 긴장 국면 속에서 대회 준비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던 바파에이는 1회전 승리 직후 "조국과 가족을 위해 싸우고 있으며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남다른 결의를 다진 바 있다.
짜릿한 역전극으로 생애 첫 8강 진출을 이뤄낸 바파에이는 경기 후 "트럼프는 테이블 안팎에서 내가 존경하는 매우 까다로운 상대였다"라면서도 "정신적인 부분을 다듬은 게 주효했다. 때로는 입을 다물고 경기력으로 증명하는 것이 낫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1위 트럼프 역시 결과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밝은 미소로 바파에이에게 다가가 축하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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