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기간제법은 2년 고용금지법”이라고 지적한 이후,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정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새로운 보상체계를 도입한다.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가 계약 종료 시 일정 금액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공정수당’ 제도를 마련해 2027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짧은 계약기간으로 인한 불안정성을 금전적으로 보상하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수립해 28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1년 미만 단기 계약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불가피하게 단기 고용이 이뤄질 경우 그에 따른 불이익을 보전하는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정부 부처 등은 2027년도 예산안부터 공정수당을 반영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8회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28/뉴스1
공정수당은 근무 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구조다. 전체 12개월을 2개월 단위로 나눠 총 6단계의 지급률을 적용하며, 계약 기간이 짧을수록 더 높은 비율의 보상을 받는다. 예를 들어 1~2개월 근무 시에는 기준임금의 10%가 적용되며, 11~12개월 구간에서는 8.5%가 적용된다. 기준이 되는 금액은 전국 지방정부 평균 생활임금 수준인 최저임금의 118%로 설정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2개월 근무자의 경우 약 254만 5000원의 10%인 25만 4500원에 평균 근무기간 1.5개월을 곱해 약 38만 2000원을 지급받는다. 반면 11~12개월 근무자는 8.5%의 지급률에 11.5개월을 적용해 약 248만 8000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사실상 한 달 치 임금에 가까운 수준으로, 단기 계약 종료 시 일정한 경제적 완충 장치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 제도는 최저임금 상승과도 연동된다.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향후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공정수당 역시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적용 기준은 계약 만료 시점으로, 예를 들어 올해 4월 계약을 맺고 내년 1월 종료되는 경우에도 제도 시행 이후라면 공정수당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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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공정수당 도입과 함께 단기 계약 자체를 줄이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공공부문에서는 1년 미만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전심사제’를 통해 필요성을 검토한 뒤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이는 무분별한 단기 계약 관행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처우 개선도 병행된다. 정부는 이른바 ‘복지 3종’으로 불리는 급식비, 복지포인트, 명절 상여금 등을 기간제 노동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한 동일·유사 직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간 수당 격차를 줄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번 대책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정부는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 약 2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기간제 노동자가 약 14만 6000명에 달하며 이 중 절반가량이 1년 미만 계약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단기 고용 비중이 높은 구조가 고용 불안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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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에서 시작된 변화가 민간으로 확산돼 모든 노동자가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며 “일터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기반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정수당이 단기 계약을 완전히 해소하기보다는 보상 중심의 대응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이나 기관이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채용 자체를 줄일 가능성, 또는 수당 지급을 감안해 오히려 계약 기간을 더 짧게 쪼갤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금전 보상뿐 아니라 안정적인 고용 구조로의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정수당 제도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의 방향을 ‘고용 제한 + 보상 강화’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단기 계약 관행이 반복되면서도 이를 제재하거나 보완할 장치가 부족했지만, 앞으로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마련되는 셈이다. 공공부문에서 시작된 이러한 변화가 민간 영역까지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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