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전략인 '힘을 통한 평화'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루비오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의 핵 위협을 '전 세계적인 인질극'으로 규정하고, 호르무즈 해협 등 국제 수로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 토요일 발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WHCD) 행사장 밖 총격 사건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됐다. 루비오 장관은 사건 당시 대통령의 즉각적인 대응과 보안 프로토콜을 설명하며 "현장에서 대통령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후 백악관 지휘 센터에서 '정부 연속성(Continuity of Government)'을 즉각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통령과 하원의장의 신변 안전을 우선 확인했으며, 대통령은 사건 직후 영상을 대중에게 공개해 음모론을 차단하고 국가적 안정을 꾀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위기 상황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한 대목이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과의 현 휴전 상태를 '임시적'인 것으로 정의했다. 그는 "이란은 현재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가뭄, 급여 지급 불능 등 심각한 내부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협상장에 나온 이유는 진정성 있는 평화가 아니라 무너진 해군과 공군력을 재건하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개방 조건에 대해 "이란이 국제 수로에서 '통행료'를 징수하거나 허가를 받으라는 식의 노멀라이징(정상화)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수에즈나 파나마 운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라며 "국제법상 공해인 이곳을 이란이 통제하게 두는 것은 전 세계 에너지 물류 시스템을 이란에 헌납하는 꼴"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를 '경제적 핵무기'에 비유하며, 이란 선적에 대한 봉쇄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 "생존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실제로 의사결정권을 가졌는지, 아니면 배후 세력의 꼭두각시인지 여부"라며 이란 내 '신학적 강격파'와 '실무적 강경파' 사이의 심각한 분열이 협상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라고 분석했다.
레바논 문제와 관련해 루비오 장관은 매우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영토 분쟁이 없으며, 문제는 레바논 내 기생하는 헤즈볼라"라고 단언했다. 이어 "최종적인 해답은 미국이 검증한 레바논 정규군(LAF)이 헤즈볼라를 무장 해체하고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라며 "현재 이를 위한 훈련과 장비 지원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에 대해서는 하마스의 비무장화가 평화 합의의 선결 과제임을 재확인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집트, 튀르키예 등 파트너 국가들이 중재에 나서고 있으며,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재개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방 기술 및 패권 경쟁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루비오 장관은 중국의 AI 지식재산권 탈취 시도를 "단순한 경제 범죄가 아닌 국가 안보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규정했다. 그는 "현대 국방 시스템은 민간 AI 기술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의 기술 탈취는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잠식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본토에서 불과 90마일 떨어진 쿠바가 중국과 러시아의 '정보 전초기지'로 활용되는 상황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무능으로 쿠바는 인도적 붕괴 위기에 처했다"며 "미국 앞마당에서 적대국들이 면책특권을 누리며 활동하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가 단순히 현상 유지에 머물지 않고, 중동과 중남미, 아시아를 아우르는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국제법적 지위 사수와 AI 기술 보호를 강조한 대목은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고 첨단 국방 산업(K-Defense)을 육성 중인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의 강경한 대외 정책 기조 속에서 한국의 공급망 안전과 기술 안보 전략을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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