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이 유엔 무대에서 팽팽히 맞섰다.
뉴욕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에서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란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전 세계 다수 국가들이 미국보다 훨씬 무거운 경제적 짐을 지고 있으며, 이란의 인질극에 가까운 행태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국제법 테두리 안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어떤 국가의 사유재산이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됐다. 통행료를 거둬들이는 사설 도로도 아니고 협상용 카드도 아니며, 핵 개발 야욕을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로 전락해선 안 된다는 취지였다. 왈츠 대사는 해협에 기뢰를 깔아놓은 이란 측을 "국제 범죄 세력"이자 "바다의 해적"으로 명명했다.
이란 정부가 기뢰 매설 사실 자체는 시인하면서도 정확한 위치조차 특정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무능함까지 드러났다고 그는 꼬집었다. 현재 미군 병력이 기뢰 제거 임무를 수행 중이나, 국제사회 전체가 이 같은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촉구도 이어졌다.
소말리아 해적 소탕 당시 결성됐던 CTF-151 연합합동기동부대의 성공 전례가 거론되기도 했다. 민간 선박 보호와 해상 보험·금융 안정, 인도주의 구호 활동을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이 실질적 역량을 갖춘 연합체를 꾸려야 할 시점이라고 왈츠 대사는 역설했다. 말보다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도 덧붙여졌다.
이란 측의 즉각적인 반격이 뒤따랐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미국이 자국 상선을 불법 공격하고 선원들을 억류한 행위야말로 해협 긴장의 근본 원인이라고 맞받았다. 자국 영해 내에서의 조치는 주권 행사에 해당한다는 논리도 폈다.
1982년 유엔 해양법협약에 이란은 가입하지 않았기에 관습국제법 범위를 넘어서는 조항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혀졌다. 공격 행위 중단과 재발 방지에 대한 확실한 보장 없이는 역내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그는 경고했다.
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난 이라바니 대사는 국제사회의 이중 잣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선박을 나포하고 선원을 인질 삼는 미국이야말로 해적이나 테러 집단과 다름없다는 원색적 표현까지 동원됐다. 항행 자유를 외치면서도 이를 침해하는 미국에는 침묵하는 일부 회원국들의 태도가 심히 유감스럽다고도 했다. 앞으로 해상 물류에 혼란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미국과 동조 세력에 있다는 경고로 발언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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