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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일본 열도가 또 한 명의 ‘재일교포 감독’에 주목하고 있다.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끄는 영상집단 ‘분복(分福)’ 출신인 손명아 감독이다. 그의 첫 장편 영화 ‘트로피’가 개봉 전부터 현지 영화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7월 10일 일본에서 개봉하는 ‘트로피’는 재일조선인(조총련계) 14세 소녀 소희의 시선을 통해 정체성과 가족애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조선학교에서 조선무용에 매진하던 소희가 일본인 친구 미래를 만나고, 케이(K)팝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가 북한에서 받은 소중한 훈장을 몰래 팔아버리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을 담았다.
낡은 세대의 상징인 ‘훈장’과 젊은 세대의 열광인 ‘케이팝’의 대비는, 현대 재일교포 사회가 직면한 현실적인 고민과 정체성의 경계를 위트 있게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한다. 특히 실제 재일교포 3세 출신인 손명아 감독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작품의 진정성을 더한다.
이 같은 관심은 최근 일본 영화계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재일교포 3세 감독 이상일 이 연출한 영화 ‘국보’가 1358만 관객을 동원하며 일본 역대 실사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또 다른 재일교포 감독의 등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피와 뼈’의 최양일 감독 등 선배들이 일본 영화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전례까지 더해지며, 손명아 감독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트로피’는 케이팝을 주요 소재로 끌어들이며 재일교포로서의 ‘한국적 정체성’을 보다 입체적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 소희 역은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재일교포 출신 신예 항나가 맡아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또한 카사마츠 쇼, 이우라 아라타, 이치카와 미와코 등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합류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카사마츠 쇼는 ‘굿뉴스’, ‘모범택시’ 등 한국 작품에서도 활약하며 양국을 오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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