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무산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통제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발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유가의 상방 압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23달러에 거래를 마쳐 전 거래일보다 2.8%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6.37달러로 2.1% 올랐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110달러선에 육박하며 이달 7일 이후 약 3주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급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유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시장의 시선이 집중됐던 미·이란 2차 종전 협상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양측은 지난 주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회동을 가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미국 측이 협상단의 파키스탄 방문을 취소하면서 회담은 불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협상을 원할 경우 우리에게 전화하면 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협상 교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란은 2월 28일 전쟁 발발 직후 해협 통제에 나섰고, 미국은 이에 맞서 이달 13일 해협 봉쇄에 돌입했다. 이란이 17∼18일 이틀간 해협을 일시 개방했지만 곧바로 다시 통제에 들어가면서 운항 제한은 계속되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와 위성분석업체 신맥스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벌크선을 중심으로 최소 7척에 그쳤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약 140척이 해협을 오가던 것과 비교하면 통행량이 2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봉쇄로 인식하고 있다.
공급 공백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석유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협상 대치 국면은 하루 1,000만∼1,300만 배럴의 석유가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지 못한 채 수급 불안정을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은 (상승) 한 방향뿐”이라고 말했다.
단기간 내 협상 재개나 해협 정상화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와 미·이란 간 신경전에 따라 유가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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