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심판 배정을 담당해온 잔루카 로키 심판위원장이 승부조작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AP뉴시스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 이탈리아 세리에A와 세리에B(2부) 심판 배정을 담당해온 잔루카 로키 심판위원장이 승부조작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글로벌 뉴스통신사 AP통신을 비롯한 복수의 외신은 27일(한국시간) “로키 위원장이 스포츠 부정행위 혐의로 형사 조사를 받고 있다. 30일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 출두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로키 위원장과 함께 안드레아 제르바소니 비디오판독(VAR) 담당관도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알려졌다. 이에 에지오 시모넬리 세리에A 위원장은 “우린 축구 시스템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누군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심판협회(AIA)에 따르면 로키 위원장은 자신을 향한 조사가 시작되자 스스로 직무 정지를 결정했고 시모넬리 위원장은 “우리의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지 말아달라”는 뜻을 전했으나 의심의 눈초리와 쏟아지는 비난은 막기 어려워 보인다.
로키 위원장은 인터 밀란에게 편향된 심판을 배정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와 별개로 지난해 3월 우디네세-파르마의 2024~2025시즌 세리에A 경기 도중 VAR 부스를 찾아 페널티킥 판정을 다시 확인하라고 한 상황도 논란이 일고 있다.
만약 모든 혐의가 입증된다면 로키 위원장은 최대 6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외신은 보고 있다. 그는 “어렵게 직무정지 결정을 내린 것은 법적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선을 그었으나 이탈리아 언론의 생각은 다르다. 로키 위원장이 압박을 받고 있고 어느 정도 잘못을 인정하기 때문으로 본다.
이탈리아 축구계는 이번 사태로 완전히 와해될 위기에 처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게 밀려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도 충격적인데 자국 축구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프로리그에서도 심각한 부정행위 정황이 포착돼 대중의 큰 실망을 사고 있다.
승부조작은 스포츠에서 가장 최악의 범죄로 여겨진다. 특히 심판 판정은 경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더욱 지탄을 받는다. 페널티킥 판정 하나로 승리는 물론, 우승과 강등까지 모든 것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세리에A에서 승부조작은 끊이질 않고 있다. 유럽축구에서 명성 높은 유벤투스가 2006년 루치아노 모지 단장 등 클럽 고위 임원들이 심판 배정에 영향을 끼쳐 유리한 판정을 유도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2004~2005, 2005~2006시즌 우승이 박탈되고 세리에B로 강등된 바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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