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이재명 대통령이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를 청와대에서 만나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안전규범, 그리고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구글은 올해 안에 서울에 ‘구글 AI 캠퍼스’를 열기로 하고, 딥마인드 본사가 있는 영국 이외 지역으로는 첫 캠퍼스를 한국에 두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7일 접견에서 “AI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제 통제규범이나 표준이 필요한데, 이게 매우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이 대통령이 “제미나이 프로그램을 저도 자주 사용하는데, 그 제미나이가 가끔 엉뚱한 답을 내놓는다. 일종의 버그인 것이냐”고 농담 섞인 질문을 던진 데서 이어졌다.
허사비스 CEO는 “대통령님께서 제미나이를 사용하신다니 정말 반갑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침이 정확하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AI가 더 강력해지면 ‘AI 에이전트’로 자율성도 부여받고, 나아가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그럴 때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악의적 사용 가능성과 독자적 의사결정 등 AI의 잠재적 위험을 언급하며 “설계 단계부터 보안 솔루션을 탑재하는 등 국제사회가 공유할 최소한의 ‘가드레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국제적 통제규범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고, 허사비스 CEO도 깊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사비스 CEO는 “민간 부문의 경쟁이 심화하고 미·중 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국제 규범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도 “한국·영국·싱가포르 등이 협력해 큰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정부와 민간이 집단 지성을 발휘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고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AI가 불러올 노동시장 변화와 부의 재분배 문제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이 “20여 년 전부터 기본소득을 이야기해왔는데, AI 시대인 지금이야말로 기본소득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묻자 허사비스 CEO는 “필요성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는 “주택, 교육, 교통, 건강 등 기본적 서비스를 국가가 제공하되, 자본시장 원리도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만남에서는 서울 ‘구글 AI 캠퍼스’ 설립 계획도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김 실장은 “구글 AI 캠퍼스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문을 열게 된 것으로,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특히 “딥마인드가 본사 소재지인 영국을 제외하고 국외 지역에 설립하는 첫 캠퍼스”라며 상징성을 강조했다.
캠퍼스에는 딥마인드 연구진 파견도 추진된다. 김 실장은 “최소 10명 정도 파견을 요청했고, 허사비스 CEO가 즉석에서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 캠퍼스는 국내 연구자와 스타트업 간 협력을 촉진하는 거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접견 시작에 앞서 “우리 대표님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매우 유명하신 분인 거 아시냐”며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을 언급했다. 그는 “허사비스 대표가 만든 알파고에 한국에서 바둑 기사로 유명한 분이 지는 바람에 국민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허사비스 CEO는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유명하다는 것을) 몰랐다”며 “중요한 대국을 이겼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이어 “10년 전 알파고의 대국이 열린 서울에서 오늘날의 AI가 태동했다”며 “한국은 나와 딥마인드에 매우 특별한 나라”라고 말했다.
허사비스 CEO는 이 대통령에게 이세돌 9단과 자신의 서명이 담긴 바둑판을 선물하며 당시 대국을 기념했다. 10년 전 ‘충격’의 무대였던 서울이, 이제는 딥마인드의 첫 해외 AI 캠퍼스를 품는 AI 협력의 전초기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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