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며 전반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철강사들의 실적 반등은 업황 개선보다는 각 사별 가격 전략과 사업 구조,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한 ‘생존 존략’ 효과란 분석이 나온다.
내수 수요 부진과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등 구조적 한계가 여전한 가운데 이들 철강사들의 생존 전략 효과가 2분기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그룹(동국제강·동국씨엠)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오는 30일 포스코홀딩스가 경영실적 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앞두고 있다.
▲ 현대제철 영업익 157억...작년 4분기 比 63.7%↓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매출 17조4739억원, 영업이익 5949억원을 기록하며 2025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0.2%,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7397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제품 판매량 증가로 매출은 전 분기(작년 4분기) 대비 4.6% 늘었지만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63.7% 감소했다"며 "2분기 이후 저가 수입 제품의 국내 유입 감소에 따른 시장 수급 개선과 주요 제품 가격 인상 효과로 영업이익은 차츰 반등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입금 및 부채비율 증가와 관련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자본금 납입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집행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동국씨엠 영업익 112억...손익 개선·흑자전환
같은 날 동국제강그룹도 철강 사업 2개사의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동국제강은 K-IFRS 별도 기준 1분기 매출 8572억원, 영업이익 214억원, 순이익 62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5.2% 증가, 영업이익 2886.2% 증가, 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와 견줘보면 각각 18.1%, 403.9%, 153.3%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1분기 손익 개선은 글로벌 수출 확대 전략의 결과란 분석이다. 동국제강은 수출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전담 임원을 선임해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했다. 영업·통상·물류 일원화 등 역량을 강화하고 고환율 환경 속 채산성을 극대화해 이익구조도 개선했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수출량 증대는 봉형강류 생산·판매 증대로 이어졌다”며 “동국제강은 올해 국내 수요 변화에 대응해 수출 판매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동국씨엠의 K-IFRS 별도 기준 매출은 4944억원, 영업이익 112억원, 순이익 10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7.4%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1%, 25.9% 감소했고 순이익은 6.1% 늘었다.
수출 비중이 큰 동국씨엠은 업황 악화와 고율 관세, 보호무역기조 강화 등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도 판가 인상 및 원가 방어 등 손익을 개선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저수익 품목 판매 축소 및 럭스틸·앱스틸 등 프리미엄 제품 생산과 판매 확대로 수익을 실현했다.
동국씨엠 측은 “이달 정부가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을 대상으로 최대 33.67%의 잠정 덤핑 방지 관세 부과를 의결함에 따라 저가 중국산 유입 방지 및 고품질 국산 건재용 철강재 활용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결정은 후판, 열연에 이은 냉연도금 컬러류 반덤핑 관세로 국내 철강 상하공정 생태계 전반의 보호 체계를 완비했다는 큰 의미를 갖는다”라고 말했다.
▲ “관세·무역장벽에 이란전쟁...2분기 실적 먹구름”
주요 철강사들의 1분기 실적이 반등했지만 철강업계는 여전히 침체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철강산업은 건설·자동차·조선 등 수요 산업에 대한 내수 의존도가 높다. 이중 수요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철강재 내수 회복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그동안 중국의 철강 수요를 떠받치던 건설 경기 침체에 따라 중국산 철강이 낮은 가격에 해외 시장으로 수출되는 현상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국산 철강 제품의 수요 대체 및 유통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며 국내 철강사들의 판매량 감소 및 판가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관세, 세이프가드 등 주요국 통상 정책 변화도 수출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실제 주요 철강사의 수익성은 구조적으로 악화된 상태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그룹·세아그룹의 합산 매출은 지난 2023년부터 역성장하기 시작했다. 합산 영업이익률도 2021년 13.7%에서 지난해 3.3%로 하락했다.
이익 창출력이 약화됐지만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차입금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4개 기업(그룹)의 순차입금은 2021년 10조원대에서 2025년 14조원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구조적 리스크는 철강사 간 실적 희비 교차를 불러왔고 그 중심에 회사별 사업 구조가 자리한다는 지적이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은 △고로 기반 생산 체제와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미국·인도 등 해외 투자를 토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과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동국제강은 봉형강 등 건설 의존도가 높고 세아제강은 에너지용 강관 중심 사업 구조로 유가 및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변수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철강사별 실적이 엇갈리는 것을 떠나 관세, 보호무역 기조 확산, 중동 전쟁 등 대외 부담 요인이 지속되는 경영환경을 고려할 때 2분기 이후 주요 철강사들의 실적은 1분기처럼 반등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요 철강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반등한 것은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이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나타난 기저효과”라며 “1분기 철강 제품 수출이 증가한 것도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국내 철강업계가 계속되는 미국발 관세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고 유럽연합(EU)도 세이프가드 쿼터를 대폭 축소하는 동시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올해부터 본격 적용하며 수입 철강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란 전쟁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전쟁으로 인한 물류비 인상, 원자잿값 상승 등 업황 회복을 억누르는 요소가 추가돼 2분기에도 실적 반등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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