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차질에 기존 재고 가져다 팔아…수출 호조에 제조업황 개선
4월 경제심리지수 두 달째 하락…7개월 만에 최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기업 체감 경기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다만 공급 차질로 인해 빚어진 재고 감소 요인을 제외하면 체감 경기가 오히려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4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 대비 0.8포인트(p) 상승한 94.9로 집계됐다.
지수는 지난 달 0.1p 하락했다가 이달 반등해 2024년 7월(95.9)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과거(2003년 1월∼2025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CBSI는 99.1로 전월보다 2.0p 상승했다. 제품 재고(+2.3p)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으며 업황(+0.7p)과 신규 수주(+0.2p) 등도 개선됐다.
비제조업 CBSI는 0.1p 상승한 92.1을 기록했다. 채산성(-0.5p)이 하락했으나 매출(+0.6p)이 개선되며 지수가 상승했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이달 기업심리지수 상승에는 수출 호조세 지속과 판매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제조업황이 개선된 면도 일부 있지만, 원자재 수급 차질로 인해 기업들이 기존 재고를 활용해 수요에 대응하면서 재고가 줄어든 점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공급 차질이라는 특이 요인으로 재고가 감소한 점을 감안해, 재고 요인을 제외하고 산출한 기업심리지수는 전산업의 경우 0.1p, 제조업은 0.4p 하락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제품 재고로 인해 다소 개선됐다.
5월 전산업 CBSI 전망치는 4월보다 0.8p 상승한 93.9로 집계됐다. 2024년 8월(94.4)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제조업이 2.1p 오른 98.0으로, 비제조업은 전월과 동일한 91.2로 집계됐다.
이 팀장은 "제품 재고 감소 요인을 제외한 5월 CBSI 전망도 전산업은 0.2p, 제조업은 0.5p 하락했다"고 말했다.
세부 업종별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 중에서는 화학물질·제품, 1차 금속, 금속 가공 등이 업황 및 제품재고를 중심으로 개선됐다.
비제조업은 도소매업의 경우 에너지 및 의약품 도매업체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업황 및 채산성이 악화한 반면, 건설업은 종합건설사를 중심으로 해외 수주 등이 확대되면서 채산성과 자금 사정이 개선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4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2.3p 하락한 91.7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지난 달 4.8p 하락해 계엄 직후인 2024년 12월(-9.8p)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뒤 2개월째 하락세로, 2025년 9월(91.7)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팀장은 "제조업의 수출 전망 개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가계 수입 및 지출 전망이 악화하면서 경제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4.4로 전월보다 0.3p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16일 전국 3천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3천205개 기업(제조업 1천781개·비제조업 1천424개)이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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