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업체 42만명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 집단 소송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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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업체 42만명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 집단 소송 본격화

나남뉴스 2026-04-28 05:55: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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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결혼중개업체 듀오정보에서 정회원 42만7천464명의 민감한 신상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간 사실이 지난 23일 공개되면서 피해자들 사이에서 법적 대응 움직임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30대 회원 A씨는 SNS 인터뷰를 통해 "연락처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정보가 털렸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직업과 자산 규모, 사진뿐 아니라 부모님 정보까지 포함됐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A씨는 "이처럼 상세한 신상이 노출되면 단순 스팸 차원이 아니라 가족과 지인을 표적으로 삼는 정교한 보이스피싱에 활용될 수 있어 두렵다"고 호소했다.

이번 사안이 전례 없는 공포를 야기하는 이유는 유출 데이터의 특성에 있다. 배우자를 찾기 위해 기재한 신장·체중·혈액형은 물론 가족관계, 종교, 초혼·재혼 여부, 장남·장녀 구분, 학력, 직장명, 소득, 재산 등 한 사람의 삶 전체가 고스란히 외부에 드러난 셈이다.

2020년 가입자 김모(39)씨는 "쿠팡이나 SKT 사례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인생 정보 전부가 유출됐다"고 우려했다. 로맨스 스캠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걱정하면서 "이 정도 정보량이면 가족은 물론 지인과 동창까지 쉽게 속아 넘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1년 가입한 박모(38)씨 역시 "일반적인 개인정보보다 훨씬 세밀한 내용이 담겨 있어 향후 어떤 형태로 악용될지 예측조차 어렵다"고 밝혔다. 상담 당시 상대방 성향과 발언 내용까지 기록된 듯했고, 매니저가 그 내용을 언급한 적도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피해자 B씨에게 듀오 측은 "작년 1월 말 데이터 유출은 사실이나 개인식별정보는 암호화돼 접근이 불가했고, 전문기관과 협력해 유포 방지 기술 조치를 취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발송했다. 그러나 B씨는 "정말 유포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며 회의감을 드러냈다. 그는 "보도 이후 석 달 걸린다던 환불 절차가 갑자기 한 달 앞당겨 처리됐다"고 전했다.

피해자 C씨는 "부모님과 형제 정보까지 노출됐을 가능성이 걱정된다"며 "지방 거주자라 매칭 풀도 좁은데, 이번 사건으로 이탈자가 늘면 탈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상담만 받고 가입하지 않은 경우도 데이터에 포함됐을까", "항의 전화가 아니라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정보량 아니냐", "쿠팡 사례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한편 이번 사태는 결혼중개업체 이용률이 상승세를 타는 시점에 터졌다. 조건을 미리 파악하고 만남을 갖는 방식이 효율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수요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성평등가족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31일 기준 국내 결혼중개업체 수는 789개로, 2024년 3월 749개, 2025년 3월 760개에서 지속 증가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2025 서울가족보고서'에서도 20~64세 비혼 시민의 결혼정보회사 이용 의향은 5점 만점에 평균 2점이었으나, 20대와 30대는 각각 2.1점으로 40대(1.8점)와 50대 이상(1.7점)을 웃돌았다.

B씨는 "비용을 내고도 손해 보는 구조인 건 알지만, 이성을 만날 통로가 마땅치 않아 업체 이용을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듀오 측은 홈페이지 안내문에서 "2025년 1월 28일 발생한 사고로, 인지 즉시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추가 유출 방지 기술 조치를 시행했다"며 "현재까지 2차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개별 통지가 없거나 부실했다고 지적한다. A씨는 "사건 발생 후 업체로부터 진정 어린 사과나 구제책 안내를 받은 적이 전혀 없다"며 "유출 사실 공개 전후 행보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A씨에 따르면 듀오는 관련 보도 직전인 지난 22~23일 1년 후 계약이 종료되는 '기간형 상품'을 서둘러 출시했다. 기존 무제한 서비스와 달리 1년간 횟수 제한 없이 이용 후 자동 종료되는 구조다. A씨는 "정보 유출 파장을 미리 감지하고, 무제한 회원을 기간제 상품으로 전환시켜 책임 범위를 축소하려는 사전 포석 아니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 역시 "유출 시점 이후 1년여 동안 개별 공지 한 번 없었다"며 "홈페이지 게시를 했다지만, 가입 초기 정보 확인 외에는 접속할 일이 없어 회원 입장에선 기만당한 느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는 "지난 24일 담당 매니저에게 문의했더니 '유출된 게 없다', '아무 문제 없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며 "새 프로모션 상품으로 기존 회원 횟수부터 차감하자는 식으로 대응해 황당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회사 측의 미온적 대응에 반발한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최소 50만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 법적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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