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역사상 최초로 국가 주권 자산을 운용하는 대규모 기금이 탄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에서 '캐나다 스트롱 펀드'(Canada Strong Fund)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영국과 캐나다 양국 중앙은행 수장을 역임한 경제학자 출신인 카니 총리는 집권 이후 해외 자본 확보와 경제 기반 강화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이번에 조성되는 기금의 출발 자본은 250억 캐나다달러, 한화로 약 27조원에 이른다. 청정에너지와 전통 에너지원, 전략적 핵심 광물, 농업 기반, 사회 인프라 등이 주요 자금 투입처로 지목됐다.
정부 측은 민간 영역과의 공조를 통해 국가적 중요도가 높은 사업들에 재원을 집중 배분할 방침이다. 특히 카니 총리는 해당 기금이 정부 주도 프로젝트에만 묶이지 않고 독자적 판단으로 국내 유망 분야를 발굴해 유연하게 자금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오랜 기간 지속된 대미 경제 종속에서 탈피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언급하며 양국 외교가 냉각된 점도 결정에 무게를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 중인 전면적 관세 정책이 캐나다 제조업계를 압박하고 있으며,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재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회견에서 "미국이 달라졌고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라면서 "여기에 대응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십 년 전 국부펀드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국가들의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일부는 자국 내 투자에서 시작해 국경을 초월하는 규모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광물, 물류, 데이터, 무역 등 폭넓은 영역에서 '국가 재건' 성격의 대형 사업을 추진해 캐나다를 더욱 견고하고 자립적인 국가로 변모시키겠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카니 총리는 "이 기금을 통해 전 국민이 실질적 이익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제계 일부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1% 수준의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재정 환경에서 국부펀드 설립이 새로운 가치 창출보다 기존 자산의 단순 재분배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