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BC 방송의 간판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즉각적인 해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을 앞두고 멜라니아 영부인을 '곧 과부가 될 것 같은 분위기'라고 조롱한 발언이 화근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키멀은 지난 23일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만찬 행사를 패러디하던 중 "우리의 영부인 멜라니아가 자리했다"며 "트럼프 여사, 조만간 과부(expectant widow)가 되실 것 같은 느낌"이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이 거센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은 26일 실제 만찬장에서 총격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오후 8시 34분경 워싱턴DC 워싱턴 힐튼 호텔 보안검색 구역으로 산탄총과 권총, 칼로 무장한 31세 남성 콜 토마스 앨런이 돌진했고, 현장 보안 당국에 의해 즉시 제압됐다. 총성이 만찬장 내부까지 울려 퍼지자 경호원들이 무대로 급히 진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JD 밴스 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은 몸을 낮춘 채 무대 뒤편으로 긴급 대피했다.
영부인은 당일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키멀의 발언은 증오와 폭력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담겨 있으며 국가 분열을 획책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내 가족을 겨냥한 그의 독백은 결코 코미디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이런 부류의 인물들이 매일 밤 각 가정에 침투해 혐오를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며 ABC 경영진을 향해 "언제까지 이 끔찍한 행태를 방치하며 공동체를 희생시킬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대통령 본인도 오후 트루스소셜에 게시글을 올려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처참한 시청률이 증명하듯 전혀 재미없는 키멀이 충격적인 막말을 내뱉었다"며 "이번 비열한 폭력 선동에 수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적었다. 평소라면 무시했겠지만 이번만큼은 선을 넘었다며 "디즈니와 ABC는 지미 키멀을 즉각 해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 역시 정례 브리핑에서 가세했다. 그는 "대통령과 그 가족, 지지자들을 향한 광기 어린 거짓말과 비방이 불안정한 이들에게 폭력을 정당화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사태는 세 번째 피습 위협이다. 2024년 7월 펜실베이니아주 야외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당했고, 같은 해 9월에는 플로리다주 골프장에서 암살 기도가 있었다. 연이은 생명 위협 속에서 터진 키멀의 '과부' 발언이 단순한 농담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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