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골드랜드〉의 설정이 공개된 후, 많은 사람들이 극 중 상황을 상상했습니다. 주인 없는 1500억 원 어치의 금괴가 내 손에 들어온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가정입니다. 세 번 다시 태어나도 가질 수 없을 행운이지만 안전한 금괴는 아닙니다. 우선은 밀수 조직을 포함해 금을 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도망칠지, 아니면 금괴와 함께 살아남을 것인지, 목숨을 건 선택의 기로가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 같이 무거운 질문을 가져온 〈골드랜드〉 주역들이 27일 제작발표회에 나섰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건 데뷔 후 처음으로 장르물에 출연하는 박보영입니다. 그는 극 중 연인 도경(이현욱)의 부탁으로 금괴 밀수를 돕는 세관 직원 희주 캐릭터를 맡았는데요. 지금까지 공개된 예고편만 봐도 버석하고 건조한 얼굴이 낯섭니다. 박보영이 첫 범죄 드라마로 〈골드랜드〉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김성훈 감독과 사전 미팅을 했을 때, '금괴를 손에 넣으면 (주인에게) 돌려줄 것 같은 이미지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선택을 했을 때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사뭇 다를 것'이라는 말을 듣고 도전하고 싶었다"고 밝혔어요. '박보영' 하면 떠오르는 사랑스러움 대신 새로운 길을 가 보고 싶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그래서 김성훈 감독과 박보영은 주인공 희주 캐릭터 구축을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누며 공을 들였습니다. 먼저 박보영은 인물 표현을 위해 체중을 감량하고 이를 유지하려 촬영 내내 식단을 조절했어요. 그는 "희주 자체가 행복하게 자란 캐릭터는 아니고, 극 중에서 금을 가지고 도망치는 부분도 많아서 얼굴에 살이 없었으면 했다"며 "메이크업도 거의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처음엔 그래도 조금씩 하다가 나중에는 많이 덜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두고 감독은 "그냥 민낯이 아니고 정말 민낯이었다. 그렇게 임할 수 있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욕망은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고 마음 속에서 커져가는 것인데, 박보영이 그 작은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했다"고 칭찬했습니다. 처음 보는 박보영의 버석한 얼굴에는 이런 비화가 숨어 있었군요.
〈골드랜드〉에서 겉모습으로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인 배우로 이광수를 절대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미 촬영 단계부터 앞니에 끼운 골드 투스젬으로 드라마 홍보를 톡톡히 해냈던 그인데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극 중 박이사(이광수)의 투스젬 설정을 두고 때아닌 원작자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광수는 "시나리오에 박이사의 과거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의 험난한 삶을 흉터로, 금에 대한 집착을 투스젬으로 표현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문을 연 후 "사람들이 제 금니에 관심을 보이니까 감독님이 '그건 사실 내 아이디어였다'고 주장 중이다"고 폭로했어요.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김성훈 감독은 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부정의 제스처를 표해 웃음을 자아냈고요.
감독은 "솔직히 아이디어를 이광수가 냈다고 해도 되지만, 다른 작품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질까봐 정정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광수가 '금니 하면 어떨까'라고 말한 건 맞다. 그러나 창틀처럼 앞니에 금 프레임을 씌우자는 건 내 아이디어"라고 했습니다. 이에 이광수는 "기회가 되면 각 언론사에 (투스젬 관련) 문자 주고 받은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맞받아쳤어요.
이처럼 〈골드랜드〉에서 작지만 큰 변신을 한 이광수는 오히려 외형보다 연기력으로 현장을 놀라게 했다는데요. 이현욱은 촬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이광수의 무서운 연기를 꼽았고, 박보영도 "(이광수가) 진짜 무서웠다. 당시에는 눈 감으면 이광수의 모습이 비디오처럼 지나갈 정도였다"고 거들었어요. 뜻밖에도 드라마 초반에는 투스젬이 잘 나오지 않아 실망할 수 있지만, 중반부부터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제작발표회에서는 '왜 1500억 원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에서는 456억 원을 걸고 참가자들이 목숨을 거는데, 〈골드랜드〉에서는 금액을 어떻게 책정했는지 궁금해지는데요. 감독은 "금괴의 무게와 크기가 각 캐릭터의 욕망을 대변하기 때문에 쉽게 옮길 수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금 1톤이 적당했고, 1500억 원은 당시 기준 환산 금액이다. 점점 금값이 올라서 설정을 바꿔야 하나 고민했다"고 밝혔어요. 결국 이 1톤의 금은 주인공 희주를 가장 떠나고 싶은 땅에 속박시키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과연 이 금의 마지막 주인은 누가 될지, 29일 첫 공개되는 〈골드랜드〉에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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