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오후 3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CEO)를 접견하고 인공지능(AI) 활용과 글로벌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하사비스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매우 유명한 분"이라며 "바둑기사로 유명한 이세돌 9단이 하사비스 대표가 만든 알파고에 지는 바람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하사비스 대표는 "중요한 대국에서 승리했다"며 "이제는 (바둑 영역에서 알파고를 따라가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AI가 올바르게 사용된다면 인류 전체에게 큰 혜택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AI 기술의 발전 흐름과 앞으로의 변화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AI에 국가적으로 투자도 많이 하지만, 과연 인류의 복지 향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갈 건지, 인간에 대한 위협이나 평화를 해치는 방향으로 갈지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이에 대해 "'AI가 과학 증진과 의료 분야에서 적극 활용돼야 된다'라고 생각하고 AI 연구에 제 30년 커리어를 바쳤다"며 "기계 스스로 학습해 바둑에 대한 기술을 배우고, 난제를 해결하는 역량의 시초가 알파고였고 과학과 의료 분야로 확대해 나가고 싶었는데 그게 알파폴드의 개발"이라고 했다. 그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 '알파폴드' 개발의 공로로 202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제미나이 프로그램을 자주 활용한다"며 "그 제미나이가 가끔 시키지 않은 일을 한다고 하는데 일종의 버그인가"라고 묻자, 하사비스 대표는 AI가 큰 기회인 동시에 악용 가능성 및 독자적 의사결정의 위험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제미나이는 구글 딥마인드의 대표적인 언어 모델로 한국에서도 많은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는 AI로, 우리 팀에도 한국 분들이 많이 있어 한국어 현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파운데이션 모델은 지침이 정확하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어서 'AI가드레일'이라는 안전장치 탑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AI가 '에이전트 AI'로 발전해 AI 자율성도 커지고 더 나아가서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도래할 때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향후 AI 국제 규범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대통령이 "AI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제 통제 규범이나 표준이 필요한데 이것이 매우 부족한 것 같다"고 언급하자, 하사비스 대표는 "한국, 영국, 싱가포르 등이 협력해 큰 프레임 워크를 만들고, 정부와 민간 부분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안전장치 고민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고 김용범 정책실장이 전했다.
이 대통령이 AGI의 도달 시기를 묻자, 하사비스 대표는 "향후 5년 내인 2030년 전후로 인간의 모든 인지능력을 구사하는 AGI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그 파급효과는 산업혁명 이상의 큰 사회적 변화를 더 빠른 속도로 몰고 올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하사비스 대표는 AI가 저성장, 기후 위기, 의료문제 같은 인류 난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전쟁에 활용되거나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AI가 가져올 실업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고, 하사비스 대표는 "일자리 영향 예측은 어렵지만, 일자리 정의, 부의 재분배 등을 고민한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국제기구·기업 등과 다양한 협력사업을 이끌어 갈 '글로벌 AI 허브'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딥마인드가 이 여정에 핵심 파트너로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하사비스 대표는 참여 의사를 밝혔다.
면담을 마치며 이 대통령은 "10년 전 알파고 대국으로 대한민국과 함께 AI시대의 서막을 열었던 것처럼, 앞으로 10년, 20년 후 ‘모두를 위한 AI’라는 빛나는 미래를 함께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면담을 계기로 양측은 한국 내 AI 협력 확대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K-문샷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국내 연구계와 협력을 강화한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양해각서(MOU) 체결도 추진 중이다.
특히 하사비스 대표는 올해 안에 서울에 개소되는 'AI 캠퍼스'에 구글 연구진 파견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AI 캠퍼스는 구글 딥마인드 본사가 있는 영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 문을 여는 것으로, 그 의미가 적지 않다"며 구글 AI 캠퍼스를 강남에 600평 정도로 만들고 10명 정도 본사에서 (협력 인력을) 보내달라고 요청해 답변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면담은 이 대통령이 추진해 온 글로벌 행보의 연속선상에 있다"며 "이재명 정부는 앞으로도 글로벌 리더들과의 면담이 단순한 만남에 그치지 않고, 국내 산업과 청년 연구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를 만났고, 11월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실장은 샘 알트만의 오픈 AI와 호남(전남)과 포항 지역을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육성, 젠슨 황 엔비디아와 26만 장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약, 손정의 대표와 'ARM 스쿨' 설립 합의 등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과 글로벌 리더와의 접견 성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AI 산업을 주도하는 리더들이 한국을 찾아와 이 대통령과 면담을 요청하는 이유로 우리나라의 반도체 경쟁력, 세계적인 제조 역량, 안정적인 인프라, 인재를 꼽으며 "하사비스 대표가 대한민국이 가진 AI의 경쟁력 같은 부분에 극찬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이런 협력들은 AI시대 핵심의 핵심 파트너로서 대한민국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증표"라며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대체 불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에만 3일을 방문하는 하사비스 대표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세계 최고 로봇 기업인)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한 현대자동차그룹도 만나는 (후속 일정을) 열거했다"며 "피지컬 AI라는 영역에서 대한민국의 강한 제조업 기반으로 협업을 넓게 하고 싶은 비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하사비스 대표와의 접견에는 월슨 화이트 구글 글로벌 공공정책 총괄 부사장, 윤구 구글코리아 대표가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청와대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권혁기 의전비서관, 김우창 국가AI정책비서관, 전은수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접견에 앞서 하사비스 대표로부터 2016년 알파고 대국을 기념하는 하사비스 대표와 이세돌 9단의 서명이 담긴 바둑판을 선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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