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하고 김건희 여사의 수사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특검이 중형을 구형했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박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날 박 전 장관을 '법을 파괴하는 법 기술자'로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검은 "피고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헌법적 요건을 결여한 불법임을 인지하고도, 사후적으로 합법의 외양을 갖춰 국민을 기망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직후 과천 법무부 청사로 이동하며 출국금지팀 비상대기,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등을 지시한 점을 내란의 구체적 실행 행위로 판단했다. 특검은 "저항하는 반대 세력을 격리하고 사법 시스템을 통해 처리하기 위한 사전 조치였다"며 "법무부를 하루아침에 내란 집행 기구로 전락시켰다"고 꼬집었다.
김 여사와의 권력형 유착 혐의에 대해서도 무겁게 책임을 물었다. 특검은 "사인에 불과한 대통령 부인의 지시성 청탁을 수용해 법 집행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했다"며 "이는 소통이 아닌 적극적인 유착"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특검팀은 "법의 이름으로 법을 파괴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다만 박 전 장관 측은 재판 과정에서 "법령에 따른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헌정 사상 유례없는 '내란 가담 법무부 장관'에 대한 1심 선고 결과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검 조사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지난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법무부 청사에서 간부 회의를 소집해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출국금지 담당 직원 출근을 지시하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범죄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비상계엄 해제 직후 법무부 검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권한 남용 문건'을 작성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5월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팀 구성을 지시하자, 김 여사로부터 수사 경위를 파악해달라는 취지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고 실무자에게 확인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계엄 해제 직후 이뤄진 '안가 회동'에서 계엄에 관한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로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에서 이 전 처장은 해당 모임이 단순 친목 도모였다고 주장했으나, 특검팀은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된 엄중한 시국에 핵심 참모들이 서류 뭉치를 들고 모인 것은 계엄 정당화 논리를 개발하기 위한 대책 회의"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 전 처장이 참석 인원을 5명에서 4명으로 축소 증언한 점을 고의적인 위증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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