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경의 오션노트] K조선, 해상풍력 투자 느는데...인프라는 '제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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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의 오션노트] K조선, 해상풍력 투자 느는데...인프라는 '제자리 걸음'

아주경제 2026-04-27 18:21: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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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해상풍력 1단지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전남해상풍력 1단지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국내 조선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해상풍력 사업을 꼽고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산업 성장을 뒷받침할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기업들의 해상풍력 사업 투자는 빠르게 늘고 있으나,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구조적 한계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해상풍력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기업은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오션이앤아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2543만9900주를 출자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오션이앤아이는 한화오션이 풍력발전기설치선(WTIV 운영 관련 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WTIV는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에 투입되는 특수선으로, 대형 터빈을 해상에 설치하기 위한 핵심 장비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WTIV 운영 자회사에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선박 건조 중심의 기존 역할을 넘어 설치·운영 영역까지 사업 기반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4년 12월부터 ㈜한화로부터 풍력 사업을 양수해 육상·해상 풍력사업의 사업 개발부터 설계시공까지 수행하며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400MW급 해상풍력 발전사업에서 입지 발굴과 발전사업 허가, 관련 인허가 등을 직접 수행하며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지난해에는 전남 신안군 우이도 남동측 해역에 390MW 규모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의 EPC 계약도 체결했다. 

HD현대는 해상풍력 사업에서 부유체(하부구조물)와 해상변전소(OSS) 제작, 전력기기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 15·18MW급 부유체 인증을 획득하고, 500MW급 대규모 해상변전소 모델을 개발해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을 선점하고 오는 2030년까지 대규모 단지 개발에 적극 참여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반잠수식) 기술을 중심으로 지난해 15MW급 대형 모델 개념승인 등을 획득하며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에퀴노르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울산 반딧불이 프로젝트 등 대형 부유식 풍력단지 독점 공급 협력을 강화하며 신재생 에너지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조선사들이 해상풍력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은 ‘본업과의 높은 연계성’에 있다. 조선소는 대형 구조물 제작에 필요한 설계 및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해상풍력 구조물 제작에도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여기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호황으로 확보한 현금 여력도 신사업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해상풍력 시장은 글로벌 탈탄소 흐름과 함께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지며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연평균 13% 성장해 2040년 약 133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 역시 오는 2035년까지 최대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관련 투자와 제도 정비는 사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구조적 한계로는 ‘계통망 부족’이 있다. 발전사업 허가를 받고도 송전 용량 부족 등의 이유로 계통 접속이 지연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항만 인프라 부족 역시 현실적인 한계다. 풍력 타워와 블레이드, 하부구조물은 초대형·초중량 설비인 만큼 이를 쌓아두고 조립할 전용 부두와 배후 부지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 주요 항만 상당수는 컨테이너와 벌크 화물 중심으로 운영돼 해상풍력 특화 기능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향후 대규모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경우 물류 병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만, 영국 등 주요 해상풍력 선도국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장기 입찰 로드맵을 제시해 기업 투자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반면 국내는 정책 방향성과 사업 일정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입찰 물량과 일정, 계통 연결 계획이 명확해야 수천억원 단위 설비 투자를 결정할 수 있지만, 여전히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와 대형 구조물 제작 경험이 풍부해 해상풍력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면서도 "다만 기업들이 먼저 투자에 나선다고 산업이 저절로 크는 것은 아니다. 예측할 수 있는 정책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시장도 본격적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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