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AI)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허사비스 CEO는 이번 방한 기간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경영진과 회동할 예정이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대국한 이후 10년 만에 공식 방문한 그의 행보에 산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허사비스 CEO는 28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 국내 굴지 기업 고위 관계자들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그간의 파트너십을 공고히할 것으로 보인다.
허사비스 CEO는 이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만나 한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9일에는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 참석해 이세돌 9단과 만나 AI 미래를 주제로 직접 대담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는 일정은 삼성전자와 만남이다. 삼성과 구글은 오랜 기간 '안드로이드 동맹'을 맺었다. 2024년 구글과 AI 파트너십을 공식화한 후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구글 AI 제미나이를 탑재해왔다. 허사비스 CEO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 차세대 온디바이스 AI 기술과 전용 반도체 개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구글은 모바일, 스마트글라스 등 AI 기반 폼팩터 혁신을 강화하고 있다. 허사비스 CEO는 지난해 갤럭시S25 시리즈 언팩 영상인사를 통해 "갤럭시 S25에 구글 AI 에이전트 '제미나이 라이브'가 적용되는데 삼성의 여러 앱과 연동돼 캘린터, 노트, 리마인드, 시계 등에서 혁신적 기능을 제공한다"면서 "앞으로 스마트 글라스, 헤드셋 등 AI 비서에 더 적합한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와의 협력 논의도 핵심 관전 포인트다. AI 연산 필수재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SK하이닉스는 현재 대체 불가능한 HBM 파트너 중 하나로 꼽힌다. 구글이 자체 개발 중인 AI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에 HBM이 필요하다.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TPU에 HBM4E 탑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구글 TPU에 최적화된 맞춤형 메모리 공급 등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한 현대차와의 만남도 기대를 모은다. 구글은 로보택시 자회사 웨이모에 5만대 규모 현대차 '아이오닉5'를 공급하는 등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허사비스 CEO는 현대차 관계자들과 만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가속화와 자율주행 알고리즘 고도화를 위한 AI 기술 접목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알파고 대부'인 허사비스의 방한은 한국 기업들의 AI 하드웨어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번 방한을 기점으로 구글과 국내 기업들 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AI 동맹'이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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