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맨팀 아닌 원팀, 박지수 꼬리표 뗀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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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맨팀 아닌 원팀, 박지수 꼬리표 뗀 KB

한스경제 2026-04-27 17:05: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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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선수단이 우승 직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WKBL 제공
KB 선수단이 우승 직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WKBL 제공

| 용인=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현장에서는 1~3차전 내내 같은 질문이 반복해서 가장 먼저 나왔다. "오늘은 박지수가 나오나요?"였다.

정규리그 1위 청주 KB는 챔프전을 앞두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박지수의 발목 부상이라는 대형 악재를 마주했다. 신장 198cm 장신 센터인 박지수가 빠지면서 KB는 울며 겨자 먹기로 스몰 라인업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시리즈 기간에는 추후 회복에 따라 출전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결국 코트를 밟지 못했다.

우승 직후 만난 박지수는 왼쪽 발목에 보호 장구를 착용한 채 절뚝이며 걷고 있었다. KB 관계자는 "박지수가 (미안한 마음에) 출전 의지를 내비쳤으나, 김완수 감독이 선수를 위해 출전하지 않는 걸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B 선수단이 우승 직후 모자를 던지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WKBL 제공
KB 선수단이 우승 직후 모자를 던지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WKBL 제공

▲투 트랙 전략으로 3번째 통합 우승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KB는 용인 삼성생명을 맞아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써냈다. 1차전 69-56, 2차전 59-51, 3차전 80-65로 3연승을 내달리며 구단 역대 3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26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챔프 3차전에서는 1쿼터에 두 자릿수 점수 차를 만든 후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KB는 2016년 박지수 데뷔 후 오랜 기간 '박지수 원맨팀'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박지수의 출전 여부에 따라 매 시즌 성적 변동 폭이 커서다. 그러나 이번 챔프전에서는 선수단 전원이 똘똘 뭉쳐 박지수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원팀'으로 거듭났다.

김완수 감독은 우승 직후 챔프전을 돌아보면서 "팬, 사무국, 코치진 모두 하나가 된 것 같았다. 뭘 해도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눈빛만 봐도 선수들이 알았고, 모두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박지수가 결국 뛰지 못해 마음이 아팠는데, 우승하면서 부담을 덜어 다행이다. 강이슬이 중심을 잘 잡아줬고, 허예은은 지휘자 역할을 잘했다. 모두가 우승이라는 한 길만 보고 가는 게 지도자로서 감격스러웠다"고 기뻐했다.

박지수. /WKBL 제공
박지수. /WKBL 제공

KB는 지난 시즌 박지수가 튀르키예로 떠나 자리를 비우면서 한 해 동안 박지수 없이 살아남는 법을 터득했다. 많은 활동량과 스피드, 외곽포를 주무기 삼아 봄 농구에 진출하는 성과를 남겼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 열린 박신자컵에서는 박지수가 부상으로 빠지고도 국내 팀 중 홀로 4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는 시즌 중에도 박지수의 출전 시간(24경기, 평균 23분 21초)을 조절하면서 '투 트랙 전략'을 가져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김완수 감독은 "처음에는 박지수로 파생되는 농구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박지수의 출전 시간을 30분 이상 가져갈 수 없을 것 같아서 빈 시간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했다"며 "외국 영상을 통해 가드 역할, 슈터 움직임 등을 많이 봤다. 수비는 코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스몰볼은 스피드와 수비력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선수들 모두 수비력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선수들이 만든 결과다"라고 공을 돌렸다.

김완수(왼쪽) KB 감독과 허예은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WKBL 제공
김완수(왼쪽) KB 감독과 허예은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WKBL 제공

▲허예은·강이슬 맹활약, FA 계약은 변수

올 시즌 KB의 통합 우승 과정에서는 박지수와 함께 '허강박' 트리오를 구축한 허예은과 강이슬의 역할이 컸다. 허예은은 챔프 1, 2차전 개인 챔프전 최다 득점(18득점)에 이어 3차전에도 12득점 8어시스트를 기록해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72표 중 47표를 얻어 동료 강이슬(25표)을 제치고 생애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허예은은 "감독님이 역할을 많이 줘서 '이번엔 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박지수 언니에 대한 꼬리표가 팀과 저를 따라다닌 걸 알고 있었다. 그걸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컸다"며 "이번 시리즈 승리가 너무나 간절했다. 박지수 언니와 같이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지수 언니 없이 우승한 게) 의미 있는 승리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지수 제외 팀 내 최장신(180cm)인 강이슬은 챔프전 내내 골밑에서 궂은일을 도맡으면서도 3경기 63득점을 몰아쳤다. 강이슬은 "시즌 막바지부터 준비할 때 박지수 유무를 떠나 수비 조직력이 굉장히 좋아졌고, 선수들 개개인이 성장한 게 느껴졌다. 자신감이 있어서 빨리 경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허예은(왼쪽부터), 강이슬, 박지수. /WKBL 제공
허예은(왼쪽부터), 강이슬, 박지수. /WKBL 제공

정상에 오른 KB는 이제 구단 역사상 첫 연속 우승을 향해 도전에 나선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집토끼 단속이 우선이다. 김완수 감독은 "왕조 구축은 동기부여가 되는 일이지만, 우리 팀에 자유계약선수(FA)가 많다. 박지수, 강이슬, 이채은, 이윤미, 김민정이 모두 FA다. 이들과 함께하는 게 첫 번째"라고 언급했다. KB는 김완수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도 재계약에 나서야 한다.

허예은은 "계속해서 강팀이 되고 싶고, 언제든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되고 싶다. 다 같이 행복하게 농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언니들이 최고의 선택, 후회 없는 선택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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