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고 대전·충청의 핵심 현안들이 왜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왔는지 짚어본다.
지역 현안이 탄력을 받기 위해 지역 정치권과 행정당국이 어떤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지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사진=연합뉴스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다시 충청으로 향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충청은 전국 판세를 흔드는 캐스팅보트로 불렸고, 거대 양당 역시 중원 표심을 잡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지역 사회에서는 선거철마다 충청의 중요성만 부각될 뿐 정작 지역 현안은 번번이 뒷전으로 밀려왔다는 냉소가 적지 않다.
충청권 핵심 현안 상당수는 정권이 바뀌고 지방권력이 교체되는 동안에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표류했다.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실제 결정 국면에선 정당 간 이해관계와 주도권 다툼에 막혀 추진력이 꺾이는 일이 반복됐다. 충청 홀대론이 선거 때마다 되살아나는 배경에도 이런 누적된 피로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것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이다. 충청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통합 특별법은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여야는 서로 책임론을 꺼내 들었지만, 지역 안팎에서는 정치권이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이견 조율과 정치적 결단에는 실패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최근 다시 행정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오르고 있지만, 선거 때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사라지는 정치 의제로 소비되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공공기관 2차 이전 역시 수년째 제자리다. 충청권은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이유로 추가 이전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현안은 해결 과제보다 정치 공방의 소재로 소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사회에서는 공공기관 이전 문제가 실질적 추진보다 선거 국면의 상징적 메시지로 활용돼 온 것 아니냐는 냉소도 나온다.
대전교도소 이전 문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십 년째 지역 숙원사업으로 꼽혀왔지만, 역대 정권은 모두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 경제성 논란과 행정 절차, 관계기관 협의 등을 이유로 사업은 장기간 표류했고, 정치권 역시 문제 해결보다 책임 공방에 더 몰두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최근 사업이 다시 추진 국면에 들어섰지만 지역에서는 또다시 정치 일정과 우선순위 변화에 밀려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지역 현안보다 중앙 정치 구도가 전면에 부상한다는 점이다. '정권 심판론'과 '정권 견제론'이 충돌하는 사이 정작 지역 발전 전략과 실행 방안은 뒤로 밀린다는 것이다. 중앙당 중심 공천 구조 역시 지역 정치가 중앙 정치 흐름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지방선거가 지역 미래를 논의하는 장이 아니라 중앙 정치의 연장선으로 흐르면서 지역 현안 역시 반복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충청은 선거 때마다 전략적 요충지로 불리지만 핵심 현안은 늘 선거 이후 과제로 남겨졌다"며 "정치권이 다시 충청 표심을 말하려면 왜 현안들이 번번이 멈춰 섰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이제는 책임 공방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풀어낼 것인지 답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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