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금품 로비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본부장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는 27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본부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는 1심에서 내려진 징역 1년 2개월보다 4개월 늘어난 형량이다.
김건희 여사에게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을 전달한 혐의가 이번에도 유죄로 인정됐다. 2022년 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매개로 6천220만원 상당의 목걸이와 1천271만원 상당의 가방이 교단 현안 청탁 명목으로 건네졌다는 것이다.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했다는 혐의 역시 1심과 동일하게 유죄 판단이 유지됐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횡령 혐의에 대해 1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통령 취임 전 김 여사에게 전달된 또 다른 샤넬 가방 구매 자금에 대해 1심은 불법영득의사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선인이나 대통령에게 청탁할 목적으로 배우자에게 선물하기 위해 종교단체 자금을 사용했다면 취임 전후와 관계없이 불법성에 본질적 차이가 없다"고 판시했다.
"공직자 배우자 신분이 아니었다는 시기적 우연성만으로 횡령죄 성립 여부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점도 재판부가 강조한 부분이다. 알선증재죄 처벌 규정이 없어 형사범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전체 법질서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한편 한학자 총재의 원정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입수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 기각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범행의 본질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통일교가 20대 대선을 교세 확장의 기회로 삼아 우호적 후보를 지원하고, 정권 출범 후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노렸다는 것이다.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는 물론 정교분리라는 헌법적 가치까지 훼손했다"며 "대통령 배우자를 상대로 한 범행이라 죄질이 나쁘다"고 재판부는 질타했다.
다만 윤 전 본부장이 교단의 유무형 압박 속에서도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로 수사에 협조했고, 권 의원과 김 여사의 범죄를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은 감경 사유로 인정됐다. 김건희특검법에 명시된 필요적 감면 조항이 적용된 결과다.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부정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권 의원과 김 여사는 28일 각각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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