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기술자 1명·물 운반 운전기사 2명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
비누·세탁세제 등 위생용품 반입도 제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이스라엘군의 공격과 봉쇄 탓에 가자지구에서 물과 기본적 위생용품이 모자라 질병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달 20일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의 알제인 우물 안에서 수도 공사를 하고 있던 기술자들을 공격했다.
당시 공격으로 기술자 중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주변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해주던 상수도에 대규모의 구조적 손상이 발생해 수천명이 영향을 받게 됐다.
가자지구 수도사업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쟁 발발 후 2년 반 동안 상수도와 하수도를 포함한 가자지구의 민간 인프라 대부분을 파괴했으며, 수도 기술자 19명이 수도 관리와 수리 작업을 하던 중 숨졌다.
앞서 16일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북부의 인도적 구호품 보급소 인근에서 물을 운반 중이던 유니세프 구호팀을 공격해 트럭 운전기사 2명을 사살하고 다른 2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런 공격 탓에 깨끗한 물이 더욱 부족해짐에 따라 예방 가능한 질병들도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비누와 세탁세제 등 기본적 위생용품의 가자지구 반입도 제한하고 있어, 수용 인원이 과다한 숙소와 천막에서 청결을 유지하고 감염을 피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유엔은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을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비상 상황을 제외하면 인당 50∼100리터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유니세프에 따르면 가자지구 일대에서는 인당 하루 식수가 7리터, 생활용수가 16리터에 불과하며, 최소한의 양인 깨끗한 마시는 물 6리터도 구할 수 없는 이들이 많다.
여성들이 생리 중일 때와 출산 후에도 씻을 수가 없어 감염되는 사례가 많고, 분유를 타서 먹일 깨끗한 물이 없어서 아기들이 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국경없는의사회의 가자지구 긴급 인도주의 지원 담당자 로를린 라세르는 전했다.
수도관과 담수화 공장이 파괴된데다가 이스라엘군이 연료, 부품, 기본 장비 등도 가자지구에 반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물 부족은 해결될 기미가 없다.
4월 들어서는 데이르알발라 해수 담수화 공장의 전력선이 이스라엘의 공습 파편에 훼손됐으며, 부품 부족으로 1주간 수리가 지연되는 동안 해당 시설은 비상 발전기에 의존해 평소의 20% 수준으로만 가동됐다.
피란민 110만명은 하수 시설이 없는 곳에 수용돼 있으며, 수용소로 쓰이고 있는 옛 학교 건물들에서는 정화조가 넘치고 있다는 게 가자지구 수도사업 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스라엘 측은 가자 지구의 수자원 및 위생 시스템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장비나 연료에 그 어떤 제한도 가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물을 운반 중이던 트럭 운전기사들을 사살한 사건에 대한 질문에 발포한 군인들이 "위협을 인지"했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 근거나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알제인 우물에서 공격을 받고 숨진 수도 기술자에 관한 질문에는 언급을 거부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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