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자금으로 김건희 여사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김종우·박정제·민달기 판사)는 27일 청탁금지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본부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이 선고한 징역 1년 2개월보다 형량이 가중됐다.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 자금 1억원을 건넨 혐의와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김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샤넬 가방, 천수삼 농축차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금품은 모두 통일교 자금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 당선인 배우자에게 청탁을 위해 금품을 제공한 행위는 전체 법질서상 용납될 수 없다"며 "통일교 자금을 사용해 금품을 제공한 이상 불법 영득 의사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검의 항소는 이유가 있고, 피고인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해 김건희 특검법상 '필요적 감면' 규정을 적용했다. 윤 전 본부장이 수사 과정에서 전씨 관련 수사의 단초를 제공하고, 권 의원에 대한 자금 제공 사실과 김 여사에게 가방·목걸이를 전달한 사실 등을 진술한 점을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를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데 기여한 주요 진술"로 판단해 형 감경 사유로 반영했다.
증거 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공소 기각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해당 행위는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부분에 대한 특검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형 이유와 관련해서는 이번 범행을 통일교가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벌인 행위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대선 후보를 지원하고, 정권 출범 이후 정책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진 범행"이라며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고, 정교 분리라는 헌법 원칙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범행"이라며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이 수사에 협조하고 주요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한 점, 다른 관련자들의 범죄 규명에 기여한 점,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 청탁금지법·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보석 청구에 대해서는 "도망 염려가 있다"며 기각했다.
선고 직후 윤 전 본부장은 얼굴이 붉어진 채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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