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억만장자세 법안 지지자들은 주민발의안에 15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효 처리될 수 있는 서명을 제외하더라도 투표 상정 기준인 87만 5000명을 충분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법안이 투표 안건으로 상정되려면 카운티 선거 당국이 서명을 집계·검증한 뒤 캘리포니아주 국무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
억만장자세 법안은 올해 1월 1일 기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면서 10억 달러(약 1조4700억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에게 자산의 5%를 일회성 세금으로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초 기준 전체 3900만 명의 캘리포니아 주민 가운데 약 210명이 해당된다. 이 법안은 서비스노동자국제연합 산하 의료노동자조합(SEIU-UHW)이 제안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저소득층 의료 예산을 삭감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줄어든 연방정부 지원분을 보전하자는 취지다.
실제 억만장자세법안이 시행되려면 여러 관문이 남아 있다. 일단 서명이 5월 초까지는 제출돼야 선거 당국의 인증을 거쳐 11월 투표에 부쳐질 수 있다. 또 투표에서 유권자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투표를 앞두고서는 반대 측의 공세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들은 광고 등을 통해 해당 세금이 장기적으로 캘리포니아주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세금이라는 점을 들어 법적 분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억만장자세가 부유층의 대규모 이탈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 일부 억만장자들은 법안의 소급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를 떠났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벤처 투자자 피터 틸은 마이애미로 이동했다. 전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과 전 백악관 AI 차르인 데이비드 색스 크래프트 벤처스 대표는 텍사스로 떠났다.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로 카나 하원의원은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캘리포니아로 이주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지난달 UC버클리 정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52%가 해당 세금에 찬성 의향을 보였고, 33%는 반대, 15%는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SEIU-UHW는 해당 부유세가 약 1000억 달러(약 147조원)의 세수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일부 억만장자가 떠나더라도 캘리포니아에서는 새로운 부가 계속 창출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세금재단은 억만장자 이탈과 그 파급 효과로 연간 35억 3000만~44억 9000만 달러(약 5조 2000억~6조 6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의 이러한 움직임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여러 주에서 부유층을 겨냥한 과세 강화 흐름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워싱턴주는 지난 3월 2028년부터 1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에 9.9%의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메인주는 최근 1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에 2%의 추가 소득세를 도입했다. 캐시 호츌 뉴욕 주지사는 지난주 뉴욕시 내 500만 달러 이상의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과세안을 제안했으며,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이를 즉각 지지했다.
연방 차원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샌더스 상원의원과 카나 하원의원은 지난 3월 미국 내 억만장자들에게 매년 5%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달 민주당 델리아 라미레즈 하원의원과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은 장기 자본이득과 배당금에 대한 낮은 세율 적용 대상을 연소득 100만 달러 미만 납세자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