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주환원 방식은 배당보다 ‘주가’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익이 급증했음에도 배당 체감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과 소각 보다 유연한 주주환원 전략이 부각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조6000억원 영업이익 37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연간 기준 50조원 안팎의 이익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 개선에 따라 대규모 현금 창출이 예상되면서 주주환원 확대 여력 역시 크게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실제 배당 확대 여부를 두고는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회사 측은 “잉여현금흐름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정책 내에서 어느 방식을 우선 고려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환원 수단 간 비중이나 우선순위를 고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배당은 이미 상향…‘고정 확대’엔 선 긋기
배당 정책은 이미 일정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SK하이닉스는 주당 연간 고정배당금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상향한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 중이며 해당 정책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적용된다.
또 올해 1월에는 주당 1500원의 추가 배당을 실시해 2025 회계연도 기준 총 배당금을 3000원으로 확대했다. 약 1530만주 규모 자사주 소각도 병행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 이 같은 흐름은 배당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린 이후 추가 확대보다는 다른 환원 수단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이익 변동성이 큰 만큼 고정 배당 확대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 자사주 매입·소각 검토…연내 실행안 마련
배당 외 환원 수단으로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거론된다. 회사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추가 주주환원 수단을 적극 검토해 연내 실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높아진 이익 창출 능력을 고려할 때 순현금 100조원 이상의 재무 건전성 달성과 주주환원 확대는 병행 가능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현금 여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환원 수단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ADR 상장과 관련해서는 발행 방식과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삼성은 ‘배당 안정성’…하이닉스는 ‘탄력 전략’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전략 차이도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일정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는 ‘배당 중심’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배당 비중을 고정하기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다양한 수단을 열어두고 상황에 따라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같은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도 주주환원 방식에서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정책 방향은 2027년 이후 새 주주환원 정책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현재 주주환원 정책의 만료 시점에 맞춰 향후 정책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전략이 단순 배당 확대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한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당만 보면 체감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가 중심 환원이 강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익 규모보다 환원 방식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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