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이 선보이는 실험적 무대…이하느리 "무대에 불만 안 지르면 된다고 들어"
동서양 악기 결합부터 탈춤·메탈 조화 시도…7∼9월 세종S씨어터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내년이면 활동한 지 50년 되는 가수에게 컨템퍼러리(동시대의)라는 말이 합당한가 싶었죠. '싱크 넥스트'라는 제목이 현재에 '싱크'(동기화)하라는 주문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김창완)
가수 김창완, 작곡가 이하느리 등 여러 세대의 예술가들이 오는 7월 개막하는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에서 실험적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을 준비하는 10팀의 예술가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저마다 각오를 밝혔다.
김창완은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싱크 넥스트 26' 미디어데이에서 "컨템퍼러리라는 것은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나와 함께 있습니다'라는 선언"이라며 "누구나 자신의 지금을 잘 모르지 않나. 저도 모르는 저의 현재성을 깨우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싱크 넥스트'는 세종문화회관이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공연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한 시리즈 공연이다. 2022년 첫 행사를 개최한 이래 지난해까지 관객 2만4천명을 모았다.
올해는 오는 7월 3일부터 9월 5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전통음악, 탈춤, 서커스 등의 분야에서 아티스트 총 16팀이 10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막 공연은 7월 3∼5일 진행되는 한국과 프랑스 음악가 6인의 무대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다.
사운드 아티스트 해미 클레멘세비츠, 17∼18세기 현악기 '비올라 다모레' 연주자 올리비아 마랭, 중세 성악가 크리스티앙 플루아와 해금 연주자 김예지,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 정가 가수 조윤영이 참여해 동서양 전통이 교차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클레멘세비츠는 "프랑스 중세와 한국 전통의 소리, 유럽과 한국 악기의 음색, 전자음악과 어쿠스틱 악기의 음색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어떤 무대가 만들어질지 저희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28∼29일 무대에 오르는 김창완은 자신의 음악을 K팝이라는 동시대 음악 장르로 재구성한 무대를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창완은 "K팝이 전 세계를 휩쓰는 것을 보며 저희가 K팝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 것인지 체감하게 됐다"며 "떨어진 거리를 한발짝이라도 다가가는 과정에서 동시대성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탈춤과 메탈의 결합부터 3시간 동안 '기다림'을 주제로 펼쳐지는 연극 등 관객에게 새로움을 선사하는 무대가 다채롭게 마련된다.
천하제일탈공작소와 밴드 반은 7월 10∼11일 무대에 올라 탈춤과 메탈 음악의 조화를 시도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를 바탕으로 육신이 깨달음을 얻는 여정을 풀어낸다.
천하제일탈공작소 김지훈은 "탈춤과 메탈은 시대의 울부짖음을 담고 있다. 탈춤이 시대의 해학을 몸으로 이야기한다면, 메탈은 음악으로 이야기한다"며 "자아를 찾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고 고행의 길을 가는 싯다르타를 통해 저희도 깨달음의 지혜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창작집단 음이온은 8월 7∼10일 '개기일식 기다리기'로 3시간 동안 관객과 배우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개기일식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현대음악 작곡가 이하느리는 8월 15∼17일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모티브로 재구성한 공연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를 선보인다.
이하느리는 유명한 이야기를 바탕에 둔 작품이지만 서사보다는 음악에 집중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하느리는 "처음에는 작곡 발표회 정도로 생각했는데, PD님이 '무대에 불만 안 지르면 다 해도 된다'라고 하셔서 음악 중심의 음악극을 만들어봤다"며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프랑스 국립 기메 동양 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 등 국내외 예술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국내 컨템퍼러리 예술가들의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싱크 넥스트'가 한국을 넘어 세계 컨템퍼러리 시즌의 핵심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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