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30억원 초과 사업장을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한 정부 방침이 주유소 업계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서울 시내 주유소 10곳을 대상으로 기자가 직접 확인한 결과, '결제 불가'라는 답변이 4곳에서 돌아왔고, 나머지 6곳은 가능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주유소협회는 전국 1만여 개 주유소 가운데 연 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장 비율을 36%로 추산하고 있다. 수도권과 대도시에서는 이 비율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서구에서 주유소를 운영 중인 김모씨는 "서울 시내에서 연 매출 30억원 미만인 주유소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소비자들은 우리가 폭리를 취한다고 오해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라고 토로했다.
세금이 판매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류 특성상 매출 규모와 실제 수익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정부가 설정한 매출 기준이 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재훈씨는 자신의 주유소가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상황에 대해 "차량 5부제 시행으로 대중교통 이용객이 늘면서 매출이 10~15%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두가 어려운 시기라 나만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민망하다"고 덧붙였다.
강남권의 또 다른 업주는 "매출과 수익이 동반 하락해도 서비스 수준은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며 "본사 지침이 아직 전달되지 않아 지원금 결제 가부를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과 공급 물량 축소로 경영난에 처한 주유소들 사이에서는 '고유가 대응'을 표방하면서 정작 유류비 결제를 허용하지 않는 정책 명칭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협회 측에는 "왜 우리 매장에서는 결제가 되지 않느냐"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개인 운영 자영주유소만이라도 매출 제한 없이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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