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서 배구 징계위원회가 소집됐다. 여자배구 세터 안혜진의 음주운전 건에 대한 처분 수위가 이 자리에서 결정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배구연맹(KOVO)은 엄중 경고와 함께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 내렸다.
심의 과정에서 여러 정상참작 요소가 고려됐다. 0.032%라는 비교적 낮은 혈중알코올농도, 사고 직후 구단과 연맹에 스스로 신고한 점, 진정성 있는 반성 태도가 감안됐다. 특히 FA 계약 불발로 인해 향후 1년간 실질적으로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진 상황과 국가대표 명단 제외 결정도 징계 수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연맹 측 관계자는 출장 정지 부과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고 전했다. 공식적인 자격정지 처분과 현재 상황 사이에 실효성 차이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졠다는 설명이다. 제재금이 규정상 하한선에 머문 것도 과거 유사 사례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날 안혜진은 검은색 정장으로 단정하게 차려입고 회의장에 입장했다. 소명 절차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저로 인해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며 깊이 사죄했다. 팬들과 관계자들에게도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법률대리인 한정무 변호사가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안혜진은 자정 무렵부터 오전 6시 반까지 지인들과 자리를 함께했으며, 실제 음주 시간은 새벽 3시 30분까지였다. 이후 약 3시간 동안 음료만 마시고 차 안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운전대를 잡았다.
사고 경위도 밝혀졌다. 주행 중 다리를 긁기 위해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켰고, 고속도로 요금소 부근 합류 구간에서 차선 인식 오류가 발생해 연석과 부딪혔다. 안혜진이 직접 보험사에 연락했고, 도로 관리 담당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지난 시즌 GS칼텍스의 주축 세터로 맹활약했던 안혜진은 팀의 5년 만의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포스트시즌 6연승이라는 완벽한 성적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시즌 종료 후 대형 FA 계약이 유력시됐으나, 지난 16일 음주운전 적발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현재 어떤 구단도 계약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원소속팀 GS칼텍스마저 침묵하는 상황이다. 한 변호사는 징계위 소명 과정에서 '배구'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수 본인도 지금은 배구를 생각할 때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훗날 기회가 온다면 그때 다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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