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보고 아침 일찍 왔는데 대상자가 아니랍니다. 당장 물가가 올라 살기 팍팍해서 주는 지원금이라면서, 1년 반 전 벌이를 기준으로 돌려보내는 게 말이 됩니까”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기초·차상위·한부모가구 대상) 신청이 시작된 27일 오전 경기도 내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A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모호한 지급 기준에 항의하는 도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도내 일선 시·군 행정은 말 그대로 ‘마비’ 상태에 빠졌다. 쏟아지는 민원으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된 데다, 시·군비 10%의 매칭 예산 부담까지 더해지며 기초지자체들은 행정·재정적 이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다.
실제로 수원시는 접수 1시간 30분 만에 1천 건이 넘는 신청이 몰려 일반 업무가 중단됐고, 가맹점 누락에 항의하는 소상공인 민원까지 겹쳤다. 성남시와 용인시 역시 자격 확인 문의가 폭주하며 시청과 동 센터 간 ‘이중 민원’ 구조가 반복되는 등 현장 직원들이 피로감을 호소했다.
평택시와 이천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급 대상 여부를 확인하려는 도민과 부적격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는 이들이 뒤엉키며 창구 업무가 멈춰 섰다. 1차 대상자만 약 1만 명인 이천시는 TF팀을 구성, 6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나 쏟아지는 민원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혼란은 개별 통보 시스템이 미비한 상태에서 제도가 우선 시행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2026년 4월 현시점에서 2024년 말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심사하다 보니 현장의 엇박자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재정적 부담도 심각하다. 각 지자체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전 시·군비 10%를 의무 매칭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비 80%, 도비 10%가 지원되지만 정책이 급작스럽게 하달되면서 수원시(약 90억 원)와 용인시(약 65억 원) 등은 시비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국·도비만 ‘성립 전 예산’으로 우선 집행하고 사후 정산하는 기형적인 구조로 버티고 있다. 추경 시기가 맞물린 성남시를 제외하면 도내 대부분의 지자체가 재정 불확실성을 떠안은 셈이다.
문제는 전 국민 70%로 대상이 확대되는 다음 달 18일 2차 지급 시기다. 현장에서는 더 큰 행정 마비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1차라 규모가 적어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전 국민 70%로 확대되는 2차 시기에는 재원도 행정력도 바닥나 지자체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올 수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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