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배구선수 안혜진이 27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국배구연맹 사무국을 찾아 상벌위원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가방과 신발까지 어두운 색상으로 통일한 그는 묵묵히 고개를 떨군 채 회의실로 향했다.
소명 절차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선 안혜진은 "제가 일으킨 일로 걱정을 드렸다"며 깊이 머리를 숙였다. 그는 "팬 여러분과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법률대리인 한정무 변호사(법무법인 법정)는 상벌위 현장에서 적발 이후 반성과 자숙 과정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당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는 0.032%로 면허 정지 기준에 해당했다. 한 변호사의 설명에 의하면, 안혜진은 자정부터 오전 6시 30분까지 지인들과 식사 모임을 가졌으며 실제 음주는 새벽 3시 30분경 종료됐다. 이후 약 3시간 동안 음료수만 마시고 차 안에서 짧은 수면을 취한 뒤 운전대를 잡았다.
사고 경위도 공개됐다. 운전 도중 다리를 긁는 과정에서 크루즈 기능이 의도치 않게 작동됐고, 고속도로 요금소 인근 합류 구간에서 차선 인식 오류로 인해 연석과 충돌이 발생했다. 안혜진 본인이 보험사에 직접 연락했으며, 도로 관리 담당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국가대표 세터 경력을 보유한 안혜진은 2025-2026시즌 GS칼텍스의 핵심 전력으로 맹활약했다. 포스트시즌 6연승이라는 완벽한 성적으로 팀의 5년 만의 정상 탈환에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대형 FA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던 상황에서 지난 16일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입건되며 모든 것이 무너졌다. 적발 직후 구단에 자진 보고했고, 연맹 통보를 거쳐 이번 상벌위가 소집됐다.
대가는 혹독했다. 국가대표 소집 대상에서 이름이 빠졌고, 원소속팀 GS칼텍스를 비롯해 단 한 팀도 계약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연맹 상벌 규정 제10조 1항은 음주운전에 대해 경고부터 제명까지 징계할 수 있도록 규정하며, 제재금은 최소 500만원 이상이다. 현재 FA 미계약 상태인 안혜진은 2026-2027시즌 V리그 출전이 불가능하며, 징계 수위에 따라 공백 기간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변호사는 "오늘 소명 과정에서 '배구'라는 단어는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본인 스스로도 현재 배구에 대해 생각할 처지가 아니라고 여기고 있다. 훗날 기회가 온다면 그때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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