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성명을 통해 "소아성애자, 강간범, 반역자"를 처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방송 CBS의 <60분>에 출연한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가 표적이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라며 "그는 극단주의자다. 그가 쓴 글을 보니 힘든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아마도 정신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뉴욕포스트>는 용의자인 콜 토마스 앨런이 범행 직전 가족에게 범행 동기와 표적 등을 밝힌 '성명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앨런은 성명서에 "더 이상 소아성애자, 강간범, 반역자가 그의 범죄로 내 손을 더럽히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진짜 기회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앨런은 "행정부 관료들이 표적이며 우선순위는 고위직부터"라고 적었는데, 이를 두고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은 암살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성명서에 지칭한 사람이 본인을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저는 소아성애자가 아니다. 전혀 상관없는 일들에 연루됐고 완전히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어디서 그런 정신 나간 사람이 쓴 쓰레기 같은 글을 읽고 온 것인가?"라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앵커인 노라 오도넬에게 "오히려 (성범죄자인) 엡스타인이나 그런 일들에 연루된 사람들은 반대편에 있는 당신 친구들"이라며 "알다시피 그(총격 용의자)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내용(성명서)을 읽다니 당신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저는 그런 짓을 전혀 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앨런이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이른바 '노 킹스(No Kings, 왕은 없다)' 시위에도 참석했는데 범행 동기에 대해 경호당국에서는 뭐라고 설명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사람들이 생겨나는 이유는 '노 킹스' 같은 걸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에 대한 반대 시위로 인해 앨런과 같은 총격 용의자가 발생하는 것이라는 식의 해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왕이 아니다. 내가 왕이었으면 당신을 상대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앨런은 성명서에서 행사가 열린 워싱턴 D.C의 힐튼 호텔에 체크인을 한 이후 사전 답사를 했다며 "비밀경호국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허술한 경호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모퉁이에 보안 카메라가 있고, 호텔 방마다 도청 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10피트마다 무장 요원이 있고, 금속 탐지기가 널려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라며 "이 정도의 무능함은 말도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글쎄, 그런데 그(앨런)도 꽤 무능했다. 왜냐하면 잡혔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쉽게 잡혔다"라고 응수하며 "보안과 관련된 일이든 뭐든 흠을 잡을 수 있는 건 무엇이든 있다. 하지만 어젯밤 그 사람들은 정말 잘했다"라고 말해 보안에 문제가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뿐만 아니라 미국에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암살 시도가 많은데,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20년 전, 40년 전, 100년 전, 200년 전, 500년 전을 돌아봐도 정치적 폭력은 항상 있어왔다. 사람들이 암살당하고, 다치고, 상처 입었다"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이 예전보다 더 심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민주당의 증오 발언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이 나라에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해 야당인 민주당 탓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시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냐는 질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원래 인생이 이런 것이다. 우리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총격이 벌어졌을 당시 "평소 연회장에서 들리는 소음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우리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평소와 달리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J.D 밴스 부통령,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보다 늦게 현장을 빠져나왔는데 "제가 조금 더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지시했다. 잠깐만, 좀 더 지켜보자 라고 말했다"며 바로 대피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행사장에서) 걸어 나가고 있었는데 절반 정도 갔을 때 (경호국 직원들이) 바닥에 엎드리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대기실로 갔고 가능하면 행사를 계속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총격이 벌어졌을 당시 멜라니아는 뭐라고 말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일은 전에도 몇 번 겪어봤지만, 영부인은 이 정도는 처음이겠지 라고 생각했다"며 "정말 잘 대처했다. 아주 강하고 똑똑했다. 상황을 잘 파악했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저도 그랬다"라고 답했다.
한편 총격 용의자는 31세 남성인 콜 토마스 앨런으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을 졸업해 교육 업체에서 강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2024년 10월 카멀라 해리스 대통령 선거 캠프에 25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미 수사 당국은 앨런이 단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총기 소지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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