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 한 행정복지센터가 27일 아침부터 분주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유가 피해지원금 첫 지급일을 맞아 취약계층 주민들이 잇따라 창구를 찾았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이 이번 1차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자격 요건이나 출생 연도별 요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방문했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80대 노인 A씨가 대표적이다. 도착하자마자 신분증을 내밀었지만, 담당 직원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오늘은 해당 안 되세요, 목요일에 다시 오셔야 합니다." 기초수급자라 당연히 신청 가능할 줄 알았다며 A씨는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저도 신청 대상인가요?", "언제부터 접수받나요?" 지나가던 주민들의 질문도 끊이지 않았다. 요일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접수창구에는 신청자들의 행렬이 하루 종일 계속됐다.
사용처에 대한 궁금증도 쏟아졌다. 직원들은 "전통시장에서는 전부 사용 가능하고, 대형마트를 제외한 일반 상점에서도 현장 결제가 된다"고 안내했다.
지원금 수령자들은 대부분 평소 가격 부담으로 구매를 미뤄왔던 식료품에 돈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상위계층 이모(51)씨는 "정부가 지원해줘서 고맙고 다행"이라며 "장 보는 데 요긴하게 쓰겠다"고 말했다.
독거노인인 김모(76)씨의 이야기는 더욱 절실했다. 평소 수급비 대부분이 병원비로 빠져나가는 탓에 과일이나 고기를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젊은 세대가 세금으로 우리를 도와주는 게 미안하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정작 지원금 명칭과 사용처 간 괴리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거동이 불편해 자가용에 의존하는 50대 B씨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면서 연 매출 30억 원 초과 주유소에서 쓸 수 없다니 앞뒤가 안 맞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원금 정책 자체에 우려를 표하는 시민도 있었다. 김모(67)씨는 "정말 어려운 사람을 돕는 건 찬성하지만, 전 국민 대상으로 이렇게 세금을 풀면 미래 세대에게 짐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지원금은 유가 급등과 물가 상승으로 경제적 고통을 겪는 계층의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1인당 55만 원,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에게는 45만 원이 지급된다. 비수도권 거주자나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5만 원이 추가로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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