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야 할 목소리
영화는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에 걸려온 한 통의 긴급한 전화에서 출발한다. 수화기 너머에는 이스라엘군의 총격 속에서 가족을 잃고, 차 안에 갇힌 채 홀로 구조를 기다리는 여섯 살 소녀 힌드 라잡이 있다. 4월 15일에 개봉한 카우테르 벤 하니아 감독의 영화 <힌드의 목소리>는 불과 2년 전 가자 지구에서 실제로 벌어진 비극적 사건을 다룬다. 비극을 재구성하지도, 현장을 재연하지도 않은 채, 영화는 소녀와 구조 팀이 주고받은 실제 교신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당시 녹음된 힌드의 음성과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 그리고 배우의 연기가 교차하는 가운데, 관객은 살려달라는 외침을 듣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른들의 무력감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한다. 이스라엘군의 집단 학살이 시작된 지 2년, 상황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뒤에 영화는 현실로 돌아온 관객에게 묻는다. 비극 앞에서 영화는, 그리고 스크린 너머의 관객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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