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상업성 우려에 절차 불투명"…ODA 5년 계획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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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상업성 우려에 절차 불투명"…ODA 5년 계획 문제 제기

연합뉴스 2026-04-27 08:0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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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대안 피다, '정책포커스 1호' 발간…엇박자·절차적 흠결 지적

외교부-국제개발협력학회 주최 학술행사서 발표하는 한재광 발전대안 피다 대표 외교부-국제개발협력학회 주최 학술행사서 발표하는 한재광 발전대안 피다 대표

[발전대안 피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향후 5년간 공적개발원조(ODA) 정책 방향을 담은 정부의 5개년 계획을 두고 "상업성이 우려되고 절차가 불투명하다"는 국제개발협력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가 나왔다.

발전대안 피다(대표 한재광)는 최근 자체 발간한 '정책포커스 1호'를 인용해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6∼2030)'을 분석한 결과 정책 지향의 모호성과 체계 불일치 문제 등이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단체는 이번 계획이 정권 임기와 정책 기간이 처음 일치해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조건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과 수립 절차를 들여다보면 심각한 엇박자와 절차적 흠결이 발견된다고 짚었다.

발전대안 피다 로고 발전대안 피다 로고

[발전대안 피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국익 추구 수단화 위험성…협력국 개발 수요 원칙 지켜야"

이번 계획은 '혁신과 성과를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실현하는 K-ODA'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단체는 '상생'이 포괄하는 모호성을 언급하며 국익 추구와 보편적 가치 실현 사이에서 어떠한 우선순위를 갖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ODA가 단기적이고 상업적인 국익 추구 수단으로 쓰일 위험성도 우려했다. 민간 부문의 참여 가능성이 높은 유망 인프라 사업 중심 발굴 방향은 현지의 실질적 수요보다 한국 기업의 진출 가능성을 우선하게 하는 왜곡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공급망-ODA 연계 사업'이나 공여국 주도로 사업을 기획하는 '제안형 ODA' 도입의 경우 민간 기업의 상업적 수요가 개발협력의 기본 원칙인 '협력국의 개발 수요 우선'이라는 방향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50∼1980년대 일본이 원자재 확보를 위해 동남아시아에 원조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기업 이익과 결합한 부패 문제로 이어진 사례를 들며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6 uwg806@yna.co.kr

◇ 국무조정실·국제개발협력위원회 역할 지적…"내부 조정 그쳐"

단체가 우려하는 부분 중 또 다른 하나는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국무조정실(국조실)과 국제개발협력위원회(국개위)의 기능 부재와 절차적 투명성 상실이다.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르면 유상원조 주관기관(재정경제부)과 무상원조 주관기관(외교부)이 각각 분야별 기본계획안을 수립해 제출하고, 국개위가 이를 조정·심사해 기본계획을 의결·확정한다.

하지만 피다가 지난 2월 국개위 본회의와 실무위원회에 참여한 민간위원 4명을 인터뷰한 결과, 실무위(2월11일)와 국개위 본회의(2월26일)에서 유·무상 분야 기본계획안은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는 "국조실이 사전에 제출된 유·무상 분야 기본계획안을 내부적으로 조정·검토해 4차 계획안을 수립했을 것"이라면서도 "법률이 규정한 절차적 정합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국조실이 행정적인 실무 처리 수준에서 마무리할 게 아니라 국개위 위원들이 실질적인 심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픽]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추진 방향 [그래픽]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추진 방향

[연합뉴스 자료 그래픽]

◇ 종합기본계획-무상분야 기본계획, 정책 체계 내부 불일치

단체는 최상위 문서인 국조실의 종합기본계획과 하위 문서인 외교부의 무상분야 기본계획 간 심각한 엇박자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정책 방향의 일관성 저해와 집행 단계에서의 혼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단체는 우선 비전과 목표가 서로 다르게 설정됐다고 분석했다. 종합기본계획은 보편적 가치와 상생을 내세웠지만, 무상분야 기본계획은 글로벌 책임 강국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정책 대상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고 했다. 무상분야 기본계획은 '청년'을 핵심 정책 대상으로 설정했지만, 상위 문서인 종합기본계획은 특정 계층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무상원조 시행기관 통합과 관련해 종합기본계획은 "절반 이상 정비"라고 밝혔으나, 무상분야 기본계획은 "10여 개 수준으로 통합"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획 수립 절차의 선후 관계도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종합기본계획이 국개위에서 의결(2월26일)되기 한 달 전인 1월21일, 외교부가 이미 무상분야 기본계획을 의결해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것은 일관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는 것이다.

김영수 국무1차장, '대한민국 ODA 이렇게 바뀝니다!' 김영수 국무1차장, '대한민국 ODA 이렇게 바뀝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관련 안건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2.26 uwg806@yna.co.kr

◇ "문제 개선해 정책 집행 효율성·성과 높여야…공론화 필요"

단체는 종합기본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려면 지금이라도 문제점을 조속히 개선해 정책 집행의 효율성과 성과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시행기관 정비 등 예민한 사안은 주관기관의 단독 판단이 아닌 투명한 기준을 공개하고 국개위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해 공식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물리적 기관 통합에 앞서서는 부처 간 흩어진 정책 프레임워크를 범정부적으로 조율하고 통합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실질적인 행정적·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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