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암모니아 현상기 냄새를 맡으며 도면을 접던 스물다섯 살 청년이 20년 만에 지방 정치 무대에 섰다.
토목설계 엔지니어링 회사 대표 배준서(44)가 오는 6·3 지방선거 수원시의회 타 선거구(권선2동·곡선동)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출마 행보에 나섰다.
1982년생으로 수원공고를 졸업한 그는 군 복무를 마친 뒤 월급 45만 원의 도면 사무실 막내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연필을 깎고, 청사진을 암모니아 현상기에 밀어 넣으며 7~8년간 현장 경험을 쌓은 뒤 개인사업자로 창업했고, 현재는 직원 7~8명 규모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군 복무 2년 반을 제외하면 평생 수원을 떠난 적이 없다는 그는 "이 지역에서 나고 자라고 일하고 세금을 낸 사람이 시의원이 돼야 한다"며 출마 명분을 분명히 했다.
"무에서 유보다 유를 개선하는 게 더 어렵다"
배 후보가 정치에 뛰어든 계기는 관공서 창구에서 반복적으로 목격한 장면들이다. 그는 "시청에 뭘 물어보면 '저희 담당이 아닙니다'라며 계속 넘긴다. 저처럼 행정 업무를 아는 사람도 지치는데, 어르신들이 가시면 얼마나 더 힘드시겠냐"고 했다.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창구 직원이 어르신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그는 "점점 따뜻함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그게 그립고, 다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출마의 근거는 감성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를 '라이프 엔지니어'로 정의하며 전문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배 후보는 "아무것도 없던 땅에 도시를 만드는 건 사실 쉬운 일이다. 이미 있는 것을 더 좋게 고치는 게 훨씬 어렵다"면서 "그게 제가 20년간 해온 일이고, 행정에서도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포부를 말했다.
주차·교통·어르신 공간…인프라 설계 실패를 고친다
배 후보는 권선2동·곡선동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주차난, 교통, 어르신 복지공간 부족을 꼽았다. 그는 "노인정이 있는 단지도 있고 없는 단지도 있다. 컨테이너 박스나 놀이터에 계시는 어르신들이 있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놀이터를 못 쓰는 경우도 생긴다"며 "이건 사회 문제가 아니라 설계 실패다. 고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도로 인프라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배 후보는 "2차선 도로를 설계할 때 10년 후가 아니라 15년, 20년 후를 봐야 한다. 그걸 못 했던 것이고, 지금 그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광역 교통망과 관련해서는 "권곡사거리 방향으로 지하철 3호선이 연장돼야 한다"며 "국회의원과 수원시가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지만, 저는 그 안에서 기술적·행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기본계획 정치 아닌 실시설계 정치…숫자 틀리면 반드시 사고 난다"
배 후보의 차별화 논리는 설계 현장에서 나온다. 그는 기존 정치를 '기본계획 수준의 정치'로 규정했다. 그럴듯한 그림을 그리는 데서 멈추는 정치라는 것이다. 반면 자신은 실제 공사가 가능한 수준까지 구체화하고 완공까지 책임지는 '실시설계형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후보는 "설계에서 숫자 하나라도 오차가 생기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말이 아닌 결과로 평가받겠다"며 집행부 견제 방식도 구체화했다.
사업 타당성, 예산 대비 효과, 장기 유지관리 비용 세 가지 기준의 '기술적·재정적 검증'으로 정치적 공방이 아닌 실무형 점검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예산 철학에 대해서도 분명히 했다. 배 후보는 "예산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다. 도시와 삶을 설계하는 투자"라며 "전시성·중복 사업은 과감히 걷어내고, 주민들이 매일 체감하는 안전·교통·생활 인프라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낙선 후에도 자리 지킨 4년…"그 의리만큼은 자신 있다"
배 후보는 4년 전 경기도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출마지를 수원시의회 타 선거구(권선2동·곡선동)로 바꿔 재도전에 나섰다. 그는 "선거에 떨어지면 청년들이 떠나기도 하는데, 저는 자리를 지켰다. 그 의리 하나만큼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했다. 그는 "현역이셨던 분들을 찾아뵙고, 모르는 건 받아들이고, 알려주시는 것들을 가져와 완료까지 하겠습니다. 그분들의 경험이 저에게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다.
배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로 다시 한번 '라이프 엔지니어'라는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설계한 현장을 지금도 지나칠 때가 있다. 땅값이 오르고, 거기서 잘 운영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너무 뿌듯하다"며 "이 지역에서도 그 뿌듯함을 느끼고 싶고, 직접 만들어내겠다. 도시는 계획으로 바뀌지 않는다. 설계하고, 실행하고, 검증해야 바뀝다"고 평가했다.
배준서 후보는 수원공고 졸업 후 토목설계·도시계획 분야에서 20여 년간 종사해온 엔지니어링 법인 대표로, 이번 6·3 지방선거 수원시의회 타 선거구(권선2동·곡선동)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출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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