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가 된 고척 스카이돔, 그리고 상징적인 퍼포먼스까지. 박병호가 낭만의 은퇴식을 마쳤다.
박병호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 은퇴식을 가졌다.
지난해 삼성에서의 경기를 끝으로 은퇴한 박병호는 6개월 뒤인 이날 뒤늦은 은퇴식을 가졌다. 늦었지만 '히어로즈 맨'으로서의 상징성을 생각한다면 의미가 있었던 은퇴식이었다.
이날 박병호는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1루수로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교체되긴 했지만, 이 출전으로 박병호의 KBO리그 마지막 소속팀은 '히어로즈'가 됐다. 특별 엔트리가 아니었다면 박병호는 선수 시절 마지막 출전 경기를 삼성 소속으로 은퇴하는 것이었지만, 히어로즈에서 마지막 경기를 소화하면서 키움 소속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게 됐다.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덕에, 박병호는 경기 시작 전 선발 투수의 연습 투구 때 후배 야수들의 공을 받는 특별한 순간도 함께 했다. 이후 박병호는 선발 투수와 내야수들을 마운드 부근에서 불러 모은 뒤, 선발 투수 박준현에게 공을 넘기고 퇴장했다. 박준현은 "너무 긴장됐는데, 박병호 코치님이 '너무 신경 쓰지 말고 2군에서 하던 것처럼 하라'고 말씀해 주셔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이후 더그아웃으로 향한 박병호는 특별한 동료의 꽃다발을 받으며 교체됐다. 바로 히어로즈 영광의 시절을 함께 한 서건창의 꽃다발이었다. 박병호와 서건창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함께 히어로즈에서 뛰며 2013년 팀 창단 첫 가을야구와 2014년 팀의 첫 한국시리즈를 함께 경험한 바 있다. 서건창은 손가락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없었음에도 박병호의 은퇴식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았다. 서건창은 "오랜만에 그라운드에서 병호 형과 만나니 형과 함께 정말 재밌게 야구했던 기억이 났다. 멋진 선수들, 멋진 팬들과 함께 써 내려갔던 많은 서사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라고 회상했다.
경기 전에는 박병호의 은퇴식이 열렸다. 이날 은퇴식엔 박병호가 지도를 받았던 지도자들과 옛 동료 선수들이 보낸 메시지가 영상으로 나왔다. 김하성과 강정호, 이정후, 송성문 등 히어로즈 출신 메이저리거들과 유한준, 김민성 옛 동료, 외국인 선수 앤디 벤헤캔와 제리 샌즈 등이 영상에 출연해 박병호의 은퇴식을 축하했다. 김시진 감독관과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박흥식 코치 역시 박병호의 마지막길을 함께 했다.
이후 마이크를 잡은 박병호는 팬들의 환호에 잠시 눈물을 삼킨 뒤 은퇴사를 이어나갔다. 그가 은퇴사를 읊을 때, 방송 중계 카메라에 비친 안우진(키움)과 원태인(삼성)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52번 박병호'의 유니폼 혹은 기념 티셔츠를 입고 있는 팬들 역시 눈시울을 붉히며 박병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낭만의 은퇴식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은퇴식 전 기자회견을 가진 박병호는 "어렸을 때부터 은퇴식을 하는 선수들을 보면 멋진 선수들이고, 행복하게 야구를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저도 그런 선수들 중에 한 명이 되는 것 같아 기분 좋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은퇴 후 키움 잔류군 타격코치로 활약 중인 그는 "히어로즈에서 다시 코치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마음 속에 항상 히어로즈가 있었기 때문에 돌아올 수 있었다"라며 "선수 박병호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했고, 나 또한 히어로즈 선수들이 조금 더 성장하고 도움이 될 수 있게 잘 지도해보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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