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적의 AI 테스트베드"…'알파고 아버지' 10년 만에 서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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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적의 AI 테스트베드"…'알파고 아버지' 10년 만에 서울 온다

이데일리 2026-04-26 18:13: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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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16년 3월 서울에서 열린 인공지능(AI)과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전 세계에 ‘AI의 진화’를 각인시킨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구글 딥마인드 CEO)가 다시 서울을 찾는다. 이번 방한은 단순한 기념 방문을 넘어, 구글 딥마인드가 한국을 범용인공지능과 로보틱스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으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된다.

허사비스 CEO는 27일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해 AI를 포함한 과학기술 발전과 책임 있는 활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과 구글의 기술 협력 가능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29일에는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 참석해 이세돌 9단과 10년 만에 재회한다. 두 사람은 ‘알파고 이후의 AI 비전’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한다. 허사비스는 최근 “알파고의 ‘37수’는 AI의 잠재력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라며 “그때의 창의성이 범용인공지능으로 이어지며 과학과 혁신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37수의 기적’에서 AGI로…지도 데이터 날개 달고 ‘피지컬 AI’ 공세

평소 “수년 내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혀온 데미스 허사비스는 이번 방한에서도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범용 지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딥마인드가 지향하는 범용인공지능은 과학·의학·생산성 전반을 혁신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허사비스는 AI가 진정한 일반 지능에 도달하려면 물리적 세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최신 모델 ‘제미나이’를 초기부터 텍스트·이미지·영상 등을 함께 처리하는 멀티모달 구조로 설계했다.

업계는 이번 방한 시점에도 주목한다. 지난 2월 정부가 구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가한 이후 이뤄지는 방문이기 때문이다. 지도 데이터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증강현실 등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구현의 핵심 자산이다. 허사비스가 제시할 ‘AI 기반 로보틱스’ 비전은 한국의 산업 인프라와 구글의 기술력이 결합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방한에 앞서 구글 측은 정부와 만나 AI 지도,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사전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구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 등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의 강력한 IT 인프라와 웹툰·영화 등 콘텐츠 경쟁력이 구글의 AI 기술과 결합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허사비스가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을 아시아 AI 허브이자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제미나이 기술 공유와 인재 양성 등 협력 방안 역시 국내 AI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기술 파트너십’ 이면의 그림자…12조 벌고 세금은 187억뿐

다만 구글이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글로벌 빅테크로서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커지고 있다.

특히 매년 국정감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조세 회피’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법인세 납부와 사회적 기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코리아가 공시한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4076억원, 영업이익은 412억원이다. 반면 네이버의 같은 기간 매출은 12조350억원, 영업이익은 2조2081억원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구글의 실제 한국 내 매출이 유튜브 광고, 앱 마켓 수수료 등을 포함할 경우 약 12조원 수준으로 네이버와 유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는 상당 부분의 수익이 해외 법인으로 귀속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구조는 법인세 납부액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네이버가 지난해 6014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한 반면, 구글코리아의 법인세 비용은 187억원에 그쳤다. 매출 규모가 비슷하다는 추정과 비교하면 세 부담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셈이다.

광고 시장에서도 구글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유튜브를 앞세워 정부 광고 수주에서 약 750억원을 기록하며 네이버(208억원)를 크게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세금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과세 당국은 2020년 구글코리아에 법인세 1540억원을 부과했지만, 구글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한 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디지털세 논의도 국제 정세와 맞물려 속도가 지연되고 있다.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구글의 국내 영향력이 커진 만큼 조세 형평성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감사에서도 “국내에서 창출된 수익이 충분히 과세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구글은 이에 대해 “각국 법률과 국제조세 규범에 따라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판사 출신 조세 전문가인 이주헌 변호사는 “디지털 경제 확산 속에서 과세 체계와 현실 간 괴리가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 제도만으로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수익 구조를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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