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볼커 "대서양 동맹 분열 위험…트럼프 칭찬·협력해야"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국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을 비판해 온 유럽 지도자들에게 "아주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주 나토 미국 대사를 지냈고 트럼프 1기 때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였던 커트 볼커는 24일(현지시간) 공개된 폴리티코 팟캐스트에서 이같이 말했다.
볼커는 "(트럼프 정부의) 이 정책이 큰 실수이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걸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며 "그렇게 말하는 순간 트럼프를 소외시키게 되고, 그는 당신의 비판을 당신 국가 정책에 대한 그의 불만과 연결 지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볼커는 또한 유럽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은 "우리 양측 모두에게 여전히 소중한 대서양 양안 관계를 분열시킬 위험이 있다"며 "따라서 나는 그것이 (미국) 대통령을 대하는 현명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군이 이들 국가의 군 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전면 거절하거나 제한적으로 수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특히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 장관은 명확한 전략 없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 전쟁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정했으며,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불법적이고 정당화할 수 없으며 위험한" 전쟁이라며 가장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럽 국가들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군함을 파견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도 전쟁이 끝나야 지원할 수 있다며 거리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의 이런 반응에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분노해 왔다.
다만 볼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문명 말살' 등 일부 발언이 유럽 지도자를 불안하게 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거친 수사와 극단적인 입장을 통해 남성적 기백으로 힘과 강인함을 과시하고 이란 측의 주의를 끌려고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볼커는 그럼에도 유럽 지도자들이 전쟁에 강력히 반대하는 국내 여론에 대응하려다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는 실수를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불필요하게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다"며 유럽 지도자들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커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고 칭찬하며, 열정적으로 임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가 그들(유럽 지도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유럽이 취해야 할 접근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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